▲ 정세균 국회의장이 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친환경차 시승행사에 참석해 시승체험을 하고 있다. |
정치권이 친환경차 시대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정부가 계획하는 친환경차 로드맵을 더욱 앞당길 기세다.
자동차업계도 대응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2030년부터 친환경차만 신규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탈원전 정책과 같이 급작스러운 정책변화는 산업계와 국민생활에 부담을 주는 만큼 친환경차로 전면적인 전환 시기를 법률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최근 친환경차 활성화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친환경차정책 추진에 적극성을 보여 관련 법안 통과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친환경차 개발과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고 2030년까지 달성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민 의원을 포함한 43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참여해 법안에 힘을 실었다.
민 의원은 같은날 2030년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금지 및 탄소무배출 자동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국가 실천계획 수립촉구 결의안도 제출했다. 민 의원은 결의안에서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제로화를 위해 매년 친환경차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국회 신성장산업포럼은 7일 환경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함께 친환경 자동차 시승행사를 열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닛산, BMW, 테슬라 등 6개 기업 9개 모델 12대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체험했다. 정 의장은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가 선제적 입법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 이런 노력은 정부의 움직임보다 더 빠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량을 퇴출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구체적인 친환경차 로드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정과제에 2018년까지 경유차 배출기준을 강화하고 2022년까지 전기차 등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정도다.
전 세계에서 제도를 통해 친환경차 시대를 앞당기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세계 자동차산업을 이끄는 나라 중 한 곳인 우리나라도 이에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인도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을 판매금지 시점으로 못박았고 중국도 내연기관차 판매중단 흐름에 동참하려는 조짐이 나타난다.
자동차업계는 친환경차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2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친환경차 전용모델인 아이오닉을 전시했다. 김형정 현대차 전무는 “내년 차세대 수소전기차 출시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친환경차15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은 최근 QM6 GDe 언론시승회 자리에서 친환경 승용 모델 독자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2019년 말을 목표로 최근 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