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운명 가를 승부 준비한다

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 2017-09-15 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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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운명 가를 승부 준비한다
▲ 7월27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윤호영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를 소개하고 있다.<뉴시스>
시장개척자에게는 위험과 중압감이 항상 뒤따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 시장을 열고 있는데 카카오뱅크 전체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앱투앱' 결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내년 상반기 앱투앱 결제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롯데그룹과 함께 세부항목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음과 카카오 합병 뒤 처음으로 기술인력 공채도 진행했다.

앱투앱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카카오뱅크 계좌를 통해서 계좌이체 방식으로 직접 거래하는 새로운 결제서비스다. 전자결제중개회사가 필요없기 때문에 향후 전자결제시장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 합병 이듬해인 2015년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팀(TFT) 부사장으로 카카오뱅크 준비에 들어갔는데 본격적으로 앱투앱을 구상한 것은 이때부터다. 

대한화재,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보험회사 기획부서에서 일하며 금융시장을 읽는 눈을 키웠다. 모바일시대 간편한 결제방식을 놓고 큰 그림도 일찌감치 그려보기 시작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를 준비하며 “의도적으로 전자결제중개회사와 협업을 배제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앱투앱을 고려한 셈이다.

윤 대표는 앱투앱이 기존 카드결제보다 사용이 간편하고 수수료가 낮다는 강점을 내세워 새로운 결제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8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앱투앱을 통해 전자결제중개회사를 거치지 않으면 수수료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맹점한테 좋고 소비자도 그 줄어든 만큼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활짝 열기 위해 앱투앱 서비스의 성공이 절실하다.

은행업은 예금을 유치하고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카카오뱅크의 예금을 늘릴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다. 8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계좌의 60% 이상이 잔고 0원인 이른바 ‘깡통계좌’인 것으로 추산됐다. 

앱투앱은 계좌이체 방식이므로 성공한다면 고객들의 카카오뱅크 예금을 유도할 수 있다. 앱투앱의 성패에 따라서 카카오뱅크 전체의 운명도 좌우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의 핵심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증권업계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 만큼 윤 대표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앱투앱 서비스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비롯한 위험요소가 있어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로 거래하는 고객에게 불리한 대우를 할 수 없다. 다른 결제방식이 신용카드 결제보다 유리하도록 하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운명 가를 승부 준비한다
▲ 앱투앱서비스가 성공하면 체크카드 활용도가 높아지며 카카오뱅크의 예금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마켓도 최근 계좌이체 방식의 간편결제를 도입하려다 보류했다.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계획했는데 금융위원회가 이를 두고 신용카드 결제보다 유리한 결제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가 말한대로 앱투앱으로 가맹점이 비용을 줄여 소비자가 상품구매에 혜택을 볼 경우 G마켓의 경우처럼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 카카오뱅크가 초기 가맹점 확보에 애를 먹을 수 있다. 롯데그룹과 협업도 안정적인 가맹점 확보라는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난관들은 시장개척자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운명이기도 하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시장을 선점하게 되지만 실패하면 ‘타산지석’이 될 뿐이다.

LG전자는 2009년 요즘으로 따지면 스마트워치라고 할 수 있는 손목시계형 휴대폰인 ‘와치폰’을 내놨는데 고가인데다 수요예측도 빗나가며 시장 만들기에 실패했다.

1997년 ‘광고를 보면 현금을 준다’는 아이디어로 대박을 쳤던 벤처기업 골드뱅크도 지속적인 광고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새 시장 창출에 실패하며 11년 만에 상장폐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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