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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타이어 '경영권 포기' 카드 왜 꺼내들었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9-14 18: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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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한 금호타이어 자구계획안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무산을 놓고 불거질 책임론을 차단하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 인수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삼구, 금호타이어 '경영권 포기' 카드 왜 꺼내들었나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4일 “올해 말까지 금호타이어에 2천억 원을 유상증자하고 내년 3월 말까지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12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구안에는 임직원 구조조정과 임금반납, 대우건설 지분 매각 등도 담겼다.

박 회장은 자구안 달성에 실패할 경우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금호타이어 주식의 우선매수청구권도 포기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이 그동안 금호타이어에 보였던 애착을 감안할 때 채권단의 결정과 별개로 스스로 경영권을 놓겠다는 밝힌 대목은 이례적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자구안을 이행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영권 포기라는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사업이다. 금호타이어는 난징과 텐진, 창춘 등에 생산공장 3곳과 판매법인 1곳을 두고 있지만 ‘불량고무 사용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사드보복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사업을 하며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만 모두 3160억 원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앞으로 경영이 정상화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수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은 채권단의 허가만 받으면 중국공장 3곳의 지분 70%를 내년 3월까지 시장에 매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채권단에 전했다. 근거로 중국공장을 인수할 투자자로부터 투자확악서(LOC)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구체적 투자자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전략기획실 임원인 윤병철 상무를 산업은행에 보내 구체적인 지분매각 방안을 설명하며 지분 매각에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무산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나고 인수에 필요한 시간을 더 벌기 위한 전략을 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제대로 된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박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회수한다 하더라도 새 경영자를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은행이 새 회장을 맞이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영권 박탈이라는 선택을 내리기 힘들다는 점도 박 회장이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다시 자구안을 보완해 제출하면 다음 주에 주주협의회를 열어 자구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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