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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라 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승자의 저주'에 빠져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7-09-13 17: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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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 등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승리했던 3개 면세점사업자들이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

사드보복이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부터 임대료 부담이 더욱 커졌다. 입점 3년 차부터 임대료를 많이 내는 방식으로 계약했던 탓이다.
 
롯데 신라 신세계, 인천공항 면세점 '승자의 저주'에 빠져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롯데(롯데면세점), 호텔신라(신라면세점), 신세계조선호텔(신세계면세점) 등 3기 사업자들은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1년 동안 모두 1조1590억 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내야 한다.

롯데면세점이 7740억 원, 신라면세점이 2980억 원, 신세계면세점이 870억 원가량이다.

롯데면세점은 5년치 임대료 4조1200억 원의 75%가량을 3년차부터 집중적으로 내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1년차와 2년차에 모두 5천억 원가량을 냈는데 올해 7700억 원을 내야한다. 4년차와 5년차에는 1조 원 이상을 내야 한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년 10%가량 임대료가 늘어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 면세점사업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계약을 맺은 이유는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당시 면세점사업이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면서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점도 한몫했다.

그러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내국인 역시 더 낮은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인터넷면세점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드보복이 불거지기 전부터 인천공항면세점은 대부분의 사업자가 적자를 내던 곳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사업자들이 낸 임대료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인관광객이 계속 감소해 매출이 더 줄면 임대료 비중은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 면세점사업자의 매출합계는 지난해 3분기 5207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하락해 2분기 4871억 원에 그쳤다.

면세점사업자들은 인천공항공사에 한시적으로라도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형평성 등을 문제로 들며 다른 방법으로 면세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놓고 자업자득이라는 말도 나온다. 면세점사업자들이 수익성은 고려하지 않고 입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시내면세점에서 큰 수익을 내면 감당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공항면세점이 지닌 상징성 때문에 무리해서 거액을 베팅했던 것이 패착”이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2015년 초 진행된 3기 사업자 선정 당시 전체 8개 구역 임대료로 6조4200억 원을 써냈다. 마찬가지로 8개 구역 입찰에 모두 참여한 신라면세점이 제시한 3조9천억 원보다 2조5천억 원이나 많은 액수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5년마다 입찰을 통해 임대료를 높게 적어내는 사업자를 뽑는다. 1기 사업자의 경우에는 흑자를 냈지만 경쟁심화로 입찰가격이 치솟으면서 사실상 '돈은 포기하고 뛰어드는 곳’이 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당시와 달리 사드보복이나 정부정책 등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어 현재로서는 도저히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인천공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페널티가 있긴 하지만 2020년까지 영업을 이어갈 경우 보는 손실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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