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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참여해 삼성전자 강하게 견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9-11 13: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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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여러 컨소시엄을 통해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참여하는 범위를 넓히고 투자금액도 이전보다 크게 늘리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낸드플래시 의존이 높아지자 부품사 다변화가 절실해진 만큼 도시바를 전략적 협력사로 점찍고 앞으로 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참여해 삼성전자  강하게 견제
▲ 팀 쿡 애플 CEO(왼쪽)와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11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는 반도체사업의 몸값이 애플의 본격적인 인수전 참여를 계기로 크게 오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은 모두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애플과 손을 잡아 기회를 얻으려 하고 있다”며 “인수경쟁에 새로운 주요 변수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이미 대만 홍하이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약 4조 원의 출자를 결정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에는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최근 금액을 5조 원으로 높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웨스턴디지털이 참여한 컨소시엄도 애플에 투자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인수전에서 맞붙은 3곳의 컨소시엄에 모두 참여할 수도 있어 어떤 경우에도 승기를 잡게 되는 셈이다.

웨스턴디지털이 인수전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방안도 고려하는 가운데 홍하이그룹은 21조 원,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은 인수 뒤 시설투자 지원을 포함한 24조 원을 각각 도시바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에 부품의존을 낮출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하는 3D낸드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모두 갖춘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다른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이 뒤처지고 도시바는 시장점유율이 높지만 기술력이 비교적 낮다.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에 실패할 경우 애플은 삼성전자에 부품의존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런 변화는 향후 사업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는 “아이폰의 부품원가 상승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공급능력이 뒤떨어지며 애플이 가격협상에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은 도시바 인수에 참여한 뒤 연구개발과 생산투자를 지원해 낮은 가격에 낸드플래시를 대량공급받는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전에도 다른 부품업체들과 종종 이런 방식의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애플이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을 우려해 웨스턴디지털의 인수전 참여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로이터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은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앞으로 도시바 반도체를 받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내놓고 있다”며 “이런 배경에서 웨스턴디지털의 인수전 경쟁자들에 출자금액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참여해 삼성전자  강하게 견제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그동안 도시바가 반도체 매각에 성공해도 낸드플래시 업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유력했다.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갚고 나면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투자공세를 강화할수록 삼성전자는 도시바와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쉽지 않고 애플에 낸드플래시 공급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촉각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하이그룹은 파이낸셜타임즈를 통해 “도시바의 반도체 매각이 지연돼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보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직접적인 공세를 벌이고 있다.

홍하이그룹의 컨소시엄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수십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애플의 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업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답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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