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MS 애플 페이스북, 인공지능 스타트업 무조건 인수합병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09-10 06: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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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공룡들이 인공지능(AI)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인수합병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급변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흐름을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따라잡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술뿐 아니라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특성상 전문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데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CB인사이트(cbinsight)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012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250개가 넘는 인공지능업체가 인수합병됐다.

올해는 1분기에 37곳이 인수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2012년 같은 기간 고작 2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8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 구글, 인공지능 선두주자

10일 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활발하게 스타트업을 인수합병한 곳은 구글이다. 
 
구글 MS 애플 페이스북, 인공지능 스타트업 무조건 인수합병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구글은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는데 지난해 말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 전략을 바꿨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해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앞으로 구글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8월에만 AI매터, 세노시스헬스 등 2곳을 인수했다.

AI메터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이미지분석 프로그램 개발업체로 이용자가 사진상의 메이크업을 바꿀 수 있는 스마트폰앱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세노시스 헬스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데 구글은 최근 인공지능과 의료를 접목하는 ‘딥마인드 헬스’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구글이 2012년부터 인수한 스타트업은 모두 14곳이다.

특히 구글이 2013년 캐나타 토론토대학으로부터 사들인 DNN리서치가 알파고 성공의 발판이 됐다. 구글은 당시 매입으로 토론토대의 제프리 힌튼 교수를 손에 넣었다. 힌튼 교수는 알파고의 핵심기술인 ‘딥러닝’ 개념을 처음 창안한 개발자로 인공지능의 ‘구루’라고 불린다. 현재 구글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딥러닝이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머신러닝’의 한 종류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비슷한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하고 추론하며 최근 인공지능의 대부분은 딥러닝에 바탕한다.

이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 알파고를 만들어 낸 곳은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다. 구글이 2014년 인수했는데 인수 당시 큰 수익이 없어 많은 사람이 4억 달러라는 거액의 인수금액에 물음표를 던졌지만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딥마인드는 현재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 ‘알파고 마스터’ 개발에 분주하다. 인간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도를 줄이고 적은 데이터로 스스로 학습하며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보다 인공지능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구글의 딥마인드에 대적하기 위해 연구조직인 ‘MS리서치AI’를 새로 조직했다. 회사 내부에서 다양한 분야에 흩어져있는 인공지능 전문가 100여 명을 한 곳에 모아 범용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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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십년 동안 현금창출원이었던 운영체제 윈도(Windows)사업을 축소하고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로사업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5월 열린 연례 개발자행사에서도 윈도보다 클라이드서비스 애저(Azure)와 인공지능 기술의 시연에 공을 들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인공지능 스타트업 5개를 인수했으며 올해 6월엔 이스라엘 사아버보안기업 헥사다이트를 사들였다.

헥사다이트는 설립된지 3년째인 신생업체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머신러닝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감지하고 시스템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에 특화됐다.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도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을 따라잡기 위한 추격을 시작했다.

음향 전문업체 하만카돈과 손잡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코타나’를 탑재한 스피커 ‘인보크’를 5월 처음 선보였다. 애플의 홈팟보다 한발 빠르게 올 가을에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애플, ‘시리’ 영토 확장에 총력

애플은 인공지능 비서 ‘시리’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1일엔 시리 책임자를 에디 큐 온라인 담당 수석부사장에서 클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8월 음성비서 서비스를 연동하는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한 직후 뒤따른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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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애플 역시 시리를 내장한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을 연말에 출시하기로 계획하고 있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는 것으로 풀이된다.

5월에 2억 달러를 들여 비정형데이터(다크 데이터) 처리기업 ‘레티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엔가젯은 “래티스는 애플이 향후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 등 스마트스피커시장의 경쟁자들을 상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비서들은 의미있는 답변을 내놓기 위해 자주 정형 데이터에 의존하는데 래티스의 기술은 시리가 더 많은 명령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래티스는 기계가 이해할 수 없는 정돈되지 않은 데이터(비정형 데이터)에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일부 주의 인신매매 대응부서가 쓰는 미믹스(memex)가 대표적이다. 미믹스는 웹에 흩어진 정보를 모아 인신 매매범이나 피해자에 관한 정보를 찾는다.

래티스 인수를 통해 애플은 20여 명의 기술자도 새로 손에 넣었다. 이 가운데 ‘하둡’의 창시자인 마이크 카파렐라가 포함됐다. 하둡은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로 빅데이터의 대명사격이다.

◆ 페이스북, 텍스트 기반 서비스가 중점

페이스북은 8월에 2개 회사를 인수합병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만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3개 확보했다.

페이스북은 특히 텍스트인식에 기반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에 인수한 미국 스타트업 오즐로 역시 텍스트 대화와 관련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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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단순히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도 인공지능이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가령 어떤 식당에 여러 사람이 방문해도 괜찮은지 물으면 인공지능이 후기들을 참고해서 판단하고 답변하는 것이다. 

오즐로의 인력 30명도 페이스북 본사나 지사 등으로 합류했다. 

이번 인수는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비서기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올해 들어 메신저에 인공지능 비서를 통해 추천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 스피커도 개발 중이다.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은 아마존의 에코를 선두로 구글 홈이 뒤를 따르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도 곧 경쟁에 가세한다.

IT기업들이 잇따라 인공지능 스피커 주도권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빅데이터 때문이다. 스피커는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는 형태인 만큼 다양한 빅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어 인공지능의 기능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은 “지난 100년 동안 세계산업을 이끈 것이 석유라면 앞으로는 데이터가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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