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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조이는 국세청과 검찰, 김승연 한껏 몸 낮춰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8-29 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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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 조이는 국세청과 검찰, 김승연 한껏 몸 낮춰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그룹이 문재인 정부 들어 각종 사업을 놓고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정당국이 박근혜 정부에서 급성장한 한화그룹을 조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승연 회장은 한껏 몸을 낮추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한화그룹, 국세청과 검찰 사정권에 놓여

29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과 검찰이 한화그룹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인 한화테크윈뿐 아니라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방산부문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김승연 회장의 비서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한화그룹이 방산사업을 하면서 탈세를 한 정황을 국세청이 포착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 아니냐는 말이 재계에서 나돌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개발비리와 경영비리 등을 수사하는데 초점을 모으면서 한화그룹을 포함한 방산업계 전반으로 수사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방산비리 혐의만을 들여다보기 위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 조사4국을 투입했다. 국세청 조사4국은 각종 탈세혐의와 관련해 심층 세무조사 등 기획수사를 전담하는 곳으로 국세청의 ‘중앙수사부’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조사4국은 일반적으로 탈세제보를 받아 처리하는 업무를 전담하지만 국세청장 등 윗선으로부터 특별히 지시받은 업무도 맡는다.

박근혜 정부도 출범 직후에 조사4국을 동원해 효성과 포스코 등 대기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해 수천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한화그룹을 겨냥한 조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감사원은 7월에 2015년 면세점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두산이 면세점 허가기관인 관세청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면세점 비리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 박근혜 정부에서 한화그룹 성장과정 들여다 보나

재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사정당국이 한화그룹 사업들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보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5년 마다 진행하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로 한화그룹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대기업 특별 세무조사인 만큼 한화그룹 오너일가에 겨냥해 심층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박근혜 정부에서 무섭게 성장했다. 한화그룹이 급성장한 배경에 불법적인 특혜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한화그룹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화그룹은 이명박 정부 말인 2012년 4월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재계순위 10위였다. 당시 계열사수는 53개, 자산총액은 34조2630억 원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5월에 발표된 재계순위에서 8위에 올랐는데 계열사 수는 61개, 자산총액은 58조539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화그룹 조이는 국세청과 검찰, 김승연 한껏 몸 낮춰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5년 만에 자산총액이 24조 원 넘게 증가했다. 10대 그룹으로 한정할 경우 한화그룹의 자산성장률은 1위다.

한화그룹이 자산총액을 급격히 늘릴 수 있었던 것은 2014년 말에 전격적으로 발표된 삼성그룹과 빅딜 덕분이다.

당시 김승연 회장은 삼성그룹으로부터 화학과 방산계열사 4곳을 모두 2조 원에 사들이는 초대형 빅딜을 성사시켰다. 김 회장은 2016년에도 두산그룹으로부터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인수하며 국내 방산산업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한화그룹의 성장과정을 놓고 많은 논란이 일었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과 빅딜하겠다고 발표한 뒤 머지않아 한화그룹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내려놓았고 이 자리를 삼성그룹이 물려받았다.

삼성그룹이 대한승마협회를 박근혜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통로로 사용해온 만큼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빅딜 이면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유착관계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 김승연, 문재인 정부에서 몸 한껏 낮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몸을 낮추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방문하던 6월에 ‘방미 경제사절단’에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7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15대 대기업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도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한화그룹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고 있지 않은 만큼 그룹을 대표할 만한 다른 전문경영인들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한화그룹이 문재인 정부에서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면세점 인허가와 관련한 특혜의혹이 불거지자 2019년까지 특허권이 남은 면세점 사업권을 일찌감치 자진해 반납했다.

김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도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를 선제적으로 개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에서 시스템통합사업을 담당하는 한화S&C를 물적분할해 신설회사의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기업 계열사를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선제적 조치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 등이 지분 100%를 나눠 소유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자금마련의 동앗줄 역할을 할 것으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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