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홍콩 금융가에 위치한 HSBC 본부. HSBC는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와 탈탄소 기술의 더딘 발전 등을 사유로 들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축소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 최대 은행이 자사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축소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영국 HSBC가 2024년 4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일부 기후목표 달성 시점을 2030년에서 2050년으로 20년 늦췄다고 보도했다. HSBC는 2024년 9월 기준 운용 자산 규모가 3조 달러(약 4317조 원)가 넘는 유럽에서 가장 큰 은행이다.
HSBC는 2023년 연간 실적 보고서까지만 해도 2030년까지 기업 운영과 공급망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HSBC는 이번 2024년 보고서에서 “우리(HSBC)는 현재 2050년까지 기업 운영, 비즈니스 여행 및 공급망에서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 분야에서 배출량을 줄이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스코프 1(직접 배출)과 스코프 2(간접 배출) 목표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하는 것으로 설정해 감축량을 소폭 축소했다. 스코프 3는 40%로 잡았다.
HSBC는 보고서에서 “기술 발전 속도, 에너지 믹스의 다각화, 기후대응 해결책을 향한 시장 수요, 바뀌고 있는 고객 선호도, 정부 리더십과 정책 효율성 등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번 온실가스 감축목표 축소는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와 탈탄소 기술의 더딘 발전 탓에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HSBC 발표에 앞서 월마트, 뉴질랜드 항공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비슷한 사유를 들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HSBC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는 현재 우리의 금융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 재확인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에는 구체적인 친환경 전환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