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밋그룹 RE100 협의체 분석 자료 홍보 이미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정부가 세운 재생에너지 목표가 국내 기업들의 국제 시장 경쟁력을 확보에 있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영국 클라이밋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RE100(재생에너지 100%) 협의체는 한국 정부가 수립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재생에너지 조달 목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RE100 협의체는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력만을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한 기업들로 구성된 자발적 협의체다. 현재 전 세계 43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570테라와트시를 넘어선다.
한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 546테라와트시보다 큰 셈이다.
한국 기업 가운데 36개사가 RE100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기업을 포함하면 약 160개사에 이른다.
RE100 협의체 측 분석에 따르면 이들의 전력 소비량은 연간 56테라와트시에 달한다.
RE100 협의체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내 RE100회원사의 재생에너지 조달 비율은 2%에서 9%로 상승하였으나 RE100은 한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 정책적 지원 없이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현행 정부 정책대로라면 향후 에너지 공급량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발표된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따르면 한국의 2030년 신재생에너지 목표치는 2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가장 낮다. 또 여기에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 재생에너지로 보기 어려운 에너지원도 포함돼 있어 실질 비중은 더욱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RE100 협의체는 "이같은 낮은 목표는 신속한 탄소배출 감축은 물론 기업 투자 촉진 및 글로벌 시장 요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전기본 확정 과정에서 목표치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총괄은 "RE100 회원사들의 총 연간 소비량은 이제 한국의 연간 소비량을 초과함에 따라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한국은 11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높여 이런 흐름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클라이밋그룹의 한국 파트너를 맡고 있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도 11차 전기본이 설정한 목표가 국내 기업들의 국제 시장 경쟁력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취임으로 인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 후퇴 우려 속에도 국내 기업 대상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국제 시장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