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 예보나 재난 예측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강해지면서 정확한 기후 예측 수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기상 예보나 재난 보험 분야에서는 종래의 방법보다 더 정확하게 재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기상학계 관련 소식을 종합하면 물리학 원리에 기반한 기존 기후 예측 모델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시선을 끈다.
구글 리서치는 23일(현지시각) 유럽중기예보센터(EMCWF),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합작한 AI 모델 ‘뉴럴GCM(Nerual General Circulation Model)’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등재했다.
뉴럴 GCM은 기존 물리 기반 기상 예보 체계에 AI 기계 학습 능력을 결합한 모델이다. 종래의 기후 모델보다 훨씬 정확한 예측 능력을 갖췄다.
스테판 호이어 구글 리서치 선임 엔지니어는 “뉴럴GCM은 AI가 물리학 모델과 결합됐을 때 기후 시뮬레이션 결과의 정확도와 속도를 극적으로 올려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사용하는 물리 모델 엑스쉴드와 비교 테스트도 진행했는데 한 시뮬레이션에서 뉴럴GCM은 엑스실드(X-Shield)보다 두 배 많은 열대성 사이클론을 정확하게 예보했다.
또 다른 테스트에서는 2020년 연간 관측 결과를 기준으로 한 연간 온도와 습도 변화를 예보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엑스실드 대비 오보율이 최대 5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리서치는 엑스쉴드가 시뮬레이션 19개를 돌리는 시간 동안 뉴럴GCM은 7만 개가 넘는 시뮬레이션을 분석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비교 값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뉴럴GCM은 엑스실드보다 소모하는 전력도 극단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엑스실드는 시뮬레이션을 위해 컴퓨터 1만3824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피터 듀벤 EMWCF 지구시스템 모델링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AI 모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물리 현상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수학 공식들을 활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AI와 물리 모델을 결합한 (뉴럴GCM과 같은) 모델은 양쪽 모두가 가진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기후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큰 진보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 뉴럴GCM과 '물리학 기반 모델(AMIP)'의 과거 기상 정보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비교한 그래프. 푸른색(뉴럴GCM)이 붉은색(AMIP)보다 노란색(실제 관측됐던 기후)에 더 가까운 정확한 분석을 내놨다. <구글 리서치> |
한편 기후변화로 산불이 빈발하고 있는 미국 서부에서는 AI 기반 재해 예측 기술을 보유한 보험사가 여타 기업들과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AI 보험 솔루션을 주력사업으로 '델로스 보험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델로스는 의뢰인이 요청한 부동산을 AI로 분석해 재해 리스크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여기에는 200개가 넘는 변수, 기온상승, 지형, 식생 등 광범위한 정보 영역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활요된다.
델로스 측은 이같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AI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여러 교수진과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델로스 관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AI기술을 활용해 경쟁사들이 산불 리스크를 이유로 포기한 계약 1만7천여 건을 우리가 대신 확보할 수 있었다"며 "계약 규모로 보면 약 280억 달러(약 38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이에 힘입어 회사의 월간 수익도 매달 5%씩 성장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계 기상 정보를 예측하고 있는 '뉴럴GCM'의 내부 데이터를 시각화한 모습. <구글 리서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