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부터 독일 본에서 개최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부속기구회의 현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개발도상국 기후대응 지원을 위한 재정 마련 협상이 초번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독일 본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부속기구회의(SB60)에서 진행된 기후 재무 마련 논의가 각국의 입장차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채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국가별로 가장 큰 입장차를 보인 부분은 기후 재무 규모와 분담금 배분 등 재정적 분야였다.
기후 재무는 개발도상국 기후피해 복구, 재생에너지 발전소 설치 등 기후 대응에 사용되는 국제기금을 말한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에 1천억 달러(137조 원) 규모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처음 계획이 수립됐다.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들이 순차적으로 지원금을 내놓으면서 약속했던 1천억 달러를 채웠다.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COP29 전까지 협상이 제대로 타결되기 위해 각국 장관급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 논의는 매우 큰 장애물을 앞에 둔 상태”라고 말했다.
지원 규모에 있어 분담금 부담이 큰 선진국들과 지원을 받는 도서국가 등 기후 취약국들간 의견차가 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차이 로버트슨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협상가는 “항상 돈이 진짜 중요한 목표보다 더 중요시되는 것 같다”며 “이런 협상이 있을 때마다 이런 모습을 보기 너무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관련해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양쪽 모두 지원 규모가 1천억 달러를 초과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국가들은 기후 재무 지원 규모가 개도국들이 입는 기후 피해 규모에 비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반영하면 기후 재무 규모는 약 1조1천억 달러(약 1515조 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서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권 선진국들이 부담해야 하는 재정 규모는 약 40%에 달한다.
반면 유럽연합은 석유를 직접 생산하는 아랍국가들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중국과 미국이 분담 규모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국가들과 중국은 이에 강력한 반대로 맞섰다.
중국 협상단은 “우리 개도국들은 당신들(선진국들) 기후 대응 실적이 좋아 보이게 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모두 이미 세계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