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버가 집계한 한국 전력 비중 변화 추이. 짙은 초록색이 풍력, 초록색이 태양광이다. <엠버> |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8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글로벌 일렉트리시티 리뷰(Global Electricity Review)’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전력 수요 92%를 차지하는 80개국을 대상으로 215개국의 과거 데이터와 함께 전 세계 전력 발전 비중을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가운데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것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었다. 2000년 0.2% 비중에 불과했던 태양광과 풍력은 2023년 13.4%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전력 생산량 대비 탄소 배출량을 보여주는 탄소집약도도 최고치를 기록한 2007년과 비교해 12% 낮아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태양광은 19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력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는데 2023년에는 석탄보다 두 배 많은 신규 전력을 공급했다.
엠버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발전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임박한 것으로 봤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성장은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 발전량 증가를 약 3분의 2 둔화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대로 2030년까지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 늘리는 데 성공한다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약 6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디트야 롤라 엠버 아시아 프로그램 디렉터는 “재생에너지가 주요 전력이 되는 미래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며 “특히 태양광은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세계적 재생에너지 성장에서 한국은 동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2023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은 한국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5% 미만을 차지했다. 세계 평균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일본(12%)나 중국(16%)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엠버가 내놓은 재생에너지 추적 그래프에 따르면 수력발전과 바이오매스 발전 등 다른 전력원을 포함한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9%에 불과했다. 또 G20 국가 가운데 러시아를 제외하면 2030년까지로 설정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도 가장 낮았다.
아디트야 롤라는 “친환경 전력 생산을 늘리는 것은 단순히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며 “전기화가 가속화되는 경제 구조에서 수요를 충족하고 탄소 배출량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루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