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회가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제(PPWR)'을 가결했다. 일부 일회용품은 2030년부터 사용이 완전 금지된다. 일각에서는 해당 규제를 보완하기 위해 제안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진은 서울의 한 폐기물 수거장에 쌓여 있는 쓰레기.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플라스틱와 종이 등 일회용 포장재 규제를 강화한다. 향후 몇 년 내로 일부 품목은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등 강력한 목표를 설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규제를 보완할 수 있는 법안이 유럽의회 승인을 받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각) 유로뉴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제(PPWR)’을 가결했다. 찬성 476표, 반대 129표, 기권 24표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돼 회원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규제의 목표는 포장지, 상자, 병, 캔 등 폐기물 배출량을 2030년까지 5%, 2040년까지 15% 현재보다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회원국들은 플라스틱, 병, 캔 분리수거 제도를 도입해 수거율 90%를 달성해야 한다.
일부 일회용품 사용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2030년부터 유럽 내 식품점, 식당은 일회용 비닐을 활용한 야채와 과일 포장 및 일회용 봉투 제공이 금지되고 숙박업소도 일회용 샴푸 등 일회용 포장재를 활용한 물품을 제공할 수 없다.
매티 란타넨 유럽 종이포장연맹(EPPA) 사무국장은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PPWR을 놓고 “과학적 근거와 확고한 기반을 두고 있는 법”이라며 “유럽 의원들이 재활용 불가능한 물품 사용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재활용을 증진하는 등 순환 시장 전환을 향한 방향성을 수용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PPWR과 함께 도입됐어야 할 '유럽집행위원회 결의안(CID) 2023/2683'이 부결돼 규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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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본회의. <연합뉴스> |
CID 2023/2683은 유럽 내 유통되는 음료용 페트병은 2025년부터 재활용 플라스틱 함량을 25%까지, 2030년부터는 30%까지 높이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PPWR 규정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생산된 포장재에는 인증 라벨을 제공하는데 특정 생산자의 전체 생산량에서 재활용 소재 사용 비중을 근거로 발부된다.
문제는 생산자가 이를 악용해 특정 제품에만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주력 제품에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약점을 보완하고자 CID 2023/2683이 함께 의회 투표에 부쳐졌는데 부결된 것이다.
이에 비영리단체 제로웨이스트그룹 유럽에서는 24일(현지시각) 공식성명을 내 유럽의회 결정을 비판했다.
로리앙 베일라드 제로웨이스트그룹 유럽 화학적 재활용 및 폐플라스틱 연료화정책 사무관은 “유럽의회는 집행위원회 결의안을 거부함으로서 환경계의 요구를 묵살했다”며 “사실상 플라스틱 생산자들의 그린워싱(친환경 포장행위) 활동을 보장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PPWR에서 핵심 규제 대상인 포장재의 규격이나 구성과 관련한 사항도 회원국 재량에 맡긴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프란체스카 스티븐스 비영리단체 유로펜 사무총장은 로이터를 통해 “국가별로 제도가 너무 다르게 적용될 것이 보인다”며 “이런 난잡한 규제는 기업들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순환 경제 구축에도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