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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볼보 한국법인 작년 역대급 수익 본사에 배당, 국내 기부 '쥐꼬리'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4-15 17: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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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볼보 한국법인 작년 역대급 수익 본사에 배당, 국내 기부 '쥐꼬리'
▲ 수입차 한국법인들이 본사에 거액을 배당하면서 한국에서 기부는 쥐고리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에서 연간 수만 대 차량을 판매하는 인기 수입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 한국에서 수조 원의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은 판매 수익(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 명목으로 본사로 송금하면서도, 국내 기부금 출연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15일 각 수입 자동차업체의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내 판매량이 1만 대를 넘긴 7개 업체 가운데 4개 업체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브랜드별 연간 판매량을 보면 BMW가 7만7395대를 팔아 판매량 1위에 올랐고, 메르세데스-벤츠가 7만6697대로 2위를 기록했다.

3위 아우디(1만7868대), 4위 볼보(1만7018대), 5위 렉서스(1만3561대), 6위 포르쉐(1만1355대), 7위 폭스바겐(1만247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가운데 아우디와 폭스바겐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를 제외한 모든 판매 최상위권 수입차 업체들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6조1066억 원을 올리며, 4년 연속으로 최대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BMW코리아 매출이 6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역시 작년 7조9375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다. 

주목할 부분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모두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1.5%, 5.3% 줄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비싼 상위 차급 차종의 인기가 높은 국내에서 해당 차종 물량을 우선 확보하는 등 고부가 차량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와 포르쉐는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린 데 힘입어 각각 1조11억 원, 1조5347억 원의 연간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다.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를 판매하는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결산 일정이 달라 매년 7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량을 전년보다 각각 78.6%, 35.7% 늘리며 4년 만에 2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매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올린 수입차 업체 가운데 다수는 본사로 거액의 배당금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서 거둔 당기순이익 1898억 원 전액을 본사에 배당했다. 배당금은 49% 지분을 보유한 홍콩계 레이싱홍그룹 아래 딜러사 스타오토홀딩스와 51% 지분을 들고 있는 독일 본사 메르세데스-벤츠 AG에 지급된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3년 동안 국내에서 거둔 순이익 전부 또는 그 이상을 본사에 배당해왔다. 이 회사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49.7%, 2021·2022년엔 100%를 보였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 1700억 원 가운데 14%인 242억 원을 본사에 배당했다. BMW 본사는 네덜란드 법인 BMW홀딩스BV를 통해 BMW코리아 지분 100%를 쥐고 있다. 2022년엔 순이익(950억 원)의 2배가 넘는 2153억 원을 본사로 배당했다.

볼보코리아는 2022년 순이익(25억) 원의 7배가 넘는 180억 원을 배당한 데 이어, 올해도 순이익 62억 원의 절반가량인 30억 원을 배당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2022년엔 순이익의 1.5배인 386억 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21년엔 순이익의 278.1%인 796억 원을, 2022년엔 순이익 410억 원 전액을 배당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과도한 본사 배당은 한국 법인의 재무건전성을 악화할 수 있을뿐 아니라, 국내 투자액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공헌도를 낮추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인기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환원하는 기부금 출연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수입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31억4천만 원을 기부했지만,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5%에 그쳤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17억6천만 원, BMW코리아는 15억7800만 원, 볼보코리아는 12억 원을 기부했다. 각 회사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1%, 1.0%, 1.9%였다. 일부 회사는 작년 최고 실적을 거뒀음에도 전년 대비 기부금 규모를 줄였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고배당과 관련해 "본사 정책에 따라 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다"며 "해당 배당금은 적극적으로 벤츠 제품 연구개발(R&D)에도 투자되고,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개발로 연계되고 있어서 한국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벤츠와 BMW 등 한국에서 판매 1~2위를 차지하는 수입차업체들은 국내에서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많은 고급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차량 대수에 비해서 국내 수리 센터나 정비 센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해당 분야의 재투자 측면에서 보면 고액 배당은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벤츠와 BMW는)현재 진행중인 사회공헌프로그램뿐 아니라 소비자를 배려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국내 재투자를 늘리는 데도 힘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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