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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HD현대·한화·두산 '수소'에 진심, 새 성장엔진 선점 위해 사업화 서둘러

류근영 주하영 기자 juhyhy@businesspost.co.kr 2024-03-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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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HD현대·한화·두산 '수소'에 진심, 새 성장엔진 선점 위해 사업화 서둘러
▲ 주요 국내 기업들이 수소 에너지를 미래 핵심 성장사업으로 선정, 계열사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그룹사들이 장차 다가올 수소경제 시대에 대비해 수소 에너지를 핵심 성장사업으로 낙점, 관련 계열사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등 구체적 사업화에 골몰하고 있다.

지금은 화석연료, 원자력, 태양광·풍력 등을 활용한 전기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탄소 배출 규제와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각국의 '2050 탄소중립' 비전 실현 등을 위해선 장차 수소가 궁극적 친환경 에너지로 사용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머지않은 미래 세계 수소 에너지 시장을 미리 선점하지 못하면 그룹 성장엔진이 멈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그룹사들의 수소 사업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수소 시대의 도래, 기업의 13가지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수소 에너지 시장은 2020년부터 연평균 9.7% 성장해 2025년 1500억 달러(약 198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딜로이트 2023 글로벌 그린수소 전망’ 보고서에서 청정 수소시장이 2030년 6420억 달러(약 847조 원)에서 2050년 1조4천억 달러(약 1848조 원)로 광폭 성장을 구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 SK·HD현대·한화·두산 수소산업 가치사슬 구축, 사업화 시동

SK그룹은 미래 사업 비전에서 수소 비중이 큰 대표적 그룹사로 꼽힌다. 2021년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약 18조 5천억 원을 투자해 세계 수소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K의 수소사업 청사진에서 계열사 SKE&S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액화수소플랜트를 통한 블루 수소 생산을 담당하며 수소의 유통, 활용까지 가치사슬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블루 수소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추출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탄소 포집·저장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차단하는 수소를 말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방식으로 만드는 그린 수소가 경제성을 갖추기 전까지 경제성을 갖춘 블루 수소가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K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는 수소 생산설비 구축 등을 통해 그룹 수소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가스는 각각 수소 생산과 수소충전소 구축 등을 담당한다. 

SKE&S의 액화수소플랜트는 사업화 초기 단계에 이미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의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는 하루 90톤, 연간 약 3만 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시운전에 들어갔다. 

충남 보령에도 친환경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블루수소 플랜트를 지어 2027년까지 연 25만 톤 규모(액화 5만 톤, 기화 20만 톤)를 생산하기로 했다. 

HD현대그룹 역시 수소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플랜트 발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운반선과 수소추진선도 개발하고 있다. 2022년 국내 최초로 액화천연가스와 수소 혼소엔진 개발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대형 액화수소운반선 사업화를 위해 호주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에너지, 현대글로비스, 일본 글로벌 선사 MOL(Mitsui O.S.K. Lines)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액화수소 운송 개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HD현대그룹의 정유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과 수소연료전지 발전, 수소 충전소 구축 등을 담당한다. 전력기기 사업을 하는 HD현대일렉트릭은 수소 연료전지와 관련된 전력기기와 전력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 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건설기계 개발로 수소 사업 가치사슬의 일부를 담당한다.

한화그룹도 수소를 중심에 놓고 에너지 사업의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매듭지은 뒤, 그룹 내 수소 사업을 해양 분야로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를 생산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기술로 탄소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 청정수소 생산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강원 평창에 준공하는 수전해 수소생산기지의 완공 일정도 기존 2025년 9월에서 같은 해 2월로 앞당겼다. 수소를 저장·운송하기 위한 복합재 고압탱크(트레일러 운송용, 수소자동차용, 드론 및 항공우주용)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한화오션이 합류하며 해상풍력을 연계한 친환경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운반선 사업도 그룹 내 수소 사업에 포함된다. 해양 분야에서도 수소의 생산·운송·활용까지 아우른다는 구상을 마련한 셈이다.

두산그룹은 수소를 중심에 둔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에너지 기자재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는 풍력발전과 수전해 장치를 결합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풍력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통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으로, 가장 청정한 수소 생산 방식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수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수전해 장치에는 수소연료전지 계열사 두산퓨얼셀 기술이 적용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을 통해 수소 유통 쪽에도 관여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를 맡은 ‘창원 액화수소플랜트’는 준공을 마친 뒤 시운전을 진행했고, 상업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수소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와 400메가와트(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 "수소 사업화는 아직 더딘 편", '수소 동맹'으로 퍼즐 맞춘다 

다만 수소 시대의 본격 도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 시대에 대한 장기 비전 아래 여러 기업들이 그룹 차원에서 수소 청사진을 그렸지만, 실제 사업화를 위한 움직임은 더딘 편이다”며 “다만 국책사업과 연계한 실증 작업 등을 통해 지속해 수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경제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수소의 '생산-저장-운반-활용'에 걸친 광범위한 가치사슬에서 인프라가 완비돼야 한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나머지 부분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HD현대·한화·두산 '수소'에 진심, 새 성장엔진 선점 위해 사업화 서둘러
▲ (사진 왼쪽부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지난해 6월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H2비즈니스서밋 2차 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광범위한 영역의 수소 가치사슬을 어느 한 기업이 감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만큼 ‘수소동맹’을 결성해 여러 기업들이 힘을 합쳐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수소 경제를 주도하는 국내 17개 기업은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운영해 수소사업 협력체계 구축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정기선 HD 현대 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17개 주요 기업 경영진이 모여 수소사업 협력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시 회원사들이 채택한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를 위한 서밋 이니셔티브’에는 △2030년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10% 이상, 2050년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25% 이상이 수소 통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 △수소펀드 조성과 확장을 포괄하는 글로벌 수소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기능 강화 △적극적인 정책 의견 개진 및 제언 활동을 통해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과 적기 실행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개별 기업들의 수소사업 협력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SKE&S는 KD운송그룹,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수도권에 운영 중인 내연기관 버스를 친환경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E&S는 액화수소 생산과 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의 안정적 공급을 맡는다. 

KD운송그룹은 올해 100대를 시작으로 2027년가지 누적 1천 대의 수도권 광역, 시내, 공항 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수소버스의 적기 공급에 협력하고 수도권 내  애프터서비스(AS) 망 확충에 나선다. 류근영·주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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