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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소액주주 눈치 계속 본다, 실적 악화에도 배당성향 높여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3-07 14: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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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광주신세계가 소액주주들의 눈치를 계속 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했다.
 
광주신세계 소액주주 눈치 계속 본다, 실적 악화에도 배당성향 높여
▲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3년도 결산배당성향을 2022년도보다 높였다. 사진은 광주신세계 전경. <광주신세계>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처음으로 소액주주들의 배당 확대 목소리가 터져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앞으로도 소액주주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광주신세계의 주주총회소집결의와 공고를 보면 2023년도 결산배당은 1주당 2200원으로 2022년도 결산배당 규모와 동일하다.

이번 배당이 특징적인 이유는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냈음에도 결산배당을 동일하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광주신세계는 6일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796억 원, 영업이익 549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2022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16.3% 줄었다.

이익을 주주들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눠주는지 보여주는 배당성향의 기준점이 되는 순이익도 줄었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순이익 483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2년보다 15.3% 뒷걸음질한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2023년도 결산배당은 여러 측면에서 주주들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인 것으로 여겨진다.

시가배당률로 보면 지난해 결산배당의 시가배당률은 7.03%다. 2022년도 결산배당의 시가배당률보다 0.43%포인트 높아졌다.

2022년도 결산배당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이 보통주 2.70%, 우선주 3.0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주신세계가 높은 수준에서 배당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배당성향도 높아졌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36.3%인데 이는 2023년도보다 6%포인트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 여러 기업들이 최근 들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면서 이른바 ‘주주친화적 배당’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주신세계의 결정이 획기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주주환원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는 점을 상기하면 지난해 실적이 후퇴했음에도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산배당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소액주주운동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광주신세계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들로 이뤄진 모임 광주신세계소액주주권리찾기운동(광신소권)은 2023년 1월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12월 광주신세계 이사회에 보낸 주주제안을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올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광신소권의 대표를 맡고 있는 소액주주 김남훈씨가 광주신세계 지분 1%를 넘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광신소권은 당시 1주당 3750원을 배당해줄 것과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 2건을 광주신세계에 요구했다. 주주제안이 광주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광신소권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탓에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는 근거를 들어 광주신세계를 압박했다.

광주신세계는 예전부터 정 부회장의 지분이 많아 신세계그룹 지분을 승계하기 위한 자금줄로 여겨졌던 회사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2021년 9월 보유 지분 전량(52.08%)을 신세계에 2285억 원에 처분하면서 광주신세계 주가는 급락했다.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주식을 매각한 다음날 광주신세계 주가는 15% 가까이 급락했다.

광신소권은 광주신세계가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봤다. 정 부회장에게 사들인 주식 가격은 1주당 27만4200원이었는데 이는 당시 광주신세계 주식이 거래되던 가가격 약 23만 원보다 20% 높은 수준이었다.

광신소권은 “대주주는 본인의 주식을 매각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했지만 회사의 성장을 바라며 장기투자하고 있는 소수 주주는 그 프리미엄을 받지 못했다”며 “이는 부당하고 주주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신세계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광주신세계는 2023년 2월 홈페이지에 ‘광주신세계 배당 적정성에 대한 설명 자료’와 ‘주주총회 안건 및 소수주주 주주제안 관련 설명자료’를 동시에 올리며 회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사회가 결정한 결산배당 규모가 적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주신세계 소액주주 눈치 계속 본다, 실적 악화에도 배당성향 높여
▲ 광주신세계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며 광주신세계를 향한 소액주주 운동을 펼쳤다.

광주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4만2810주 전부를 주주총회 결의 이후 소각하기 결정했다고도 덧붙였다.

광주신세계는 “언제나 주주들의 의견 제시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성실한 주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들과 건설적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기업가치 및 전체 주주의 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신세계가 이런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린 것도 처음이었고 심지어 한글뿐 아니라 영어로도 문서를 작성해 소통했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눈치를 적지 않게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광신소권의 주주제안은 광주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되긴 했다. 하지만 주주총회에 참석했던 소액주주들에 따르면 주총 자리에서 회사가 소액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던 움직임은 아녔던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한 약속을 아직 다 지키진 않았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초 내놓은 자료에서 “2023년에 충실한 검토를 거쳐서 2024~2026 사업연도의 2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며 “2022년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주주환원 정책 결정 및 공시하겠다”고 했지만 여태껏 중장기 배당정책과 관련한 발표는 없었다.

광주신세계 정기 주주총회는 28일 광주시 서구 유스퀘어에서 열린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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