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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섭 석유공사 2년 연속 흑자 성공, 마지막 과제는 '7조 손실' 하베스트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4-03-04 14: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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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이끄는 한국석유공사가 2년 연속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실적 개선에 성과를 내면서 완전자본잠식 극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석유공사는 자회사인 캐나다 석유회사 하베스트의 방만 경영 문제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에 따른 뒤처리가 아직 남아있다. 김 사장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하베스트 문제의 돌파구를 찾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섭</a> 석유공사 2년 연속 흑자 성공, 마지막 과제는 '7조 손실' 하베스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2023년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한국석유공사는 2023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2671억 원, 영업이익 8465억 원, 순이익 1788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석유공사는 국제유가 하락과 고금리라는 시장상황 악화 속에서도 순이익을 달성한 주요 원인으로 핵심 자산의 효율적 운영, 생산원가 절감, 비용 최소화 등을 꼽았다. 재정건전화위원회와 경영성과 극대화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해 재무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됐다.

2024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사장의 남은 주요 과제는 지속된 적자와 방만 경영 문제로 지적을 받아온 캐나다 석유회사 하베스트 투자 회수 기반을 마련하는 일로 보인다.

하베스트는 오일샌드를 생산하는 ‘블랙골드’ 광구를 보유한 캐나다의 석유회사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의 일환으로 40억8천만 달러(당시 기준으로 약 4조 원)를 들여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오일샌드는 액체 상태인 일반 유전과 달리 모래와 점토가 섞여 있는 유전으로 원유 성분이 함유된 모래층에 고온고압의 증기를 주입해 원유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원유를 생산한다. 

전통적 원유생산 방식과 달리 시설 구축 비용과 고정지출비가 모두 많이 들어 원유 가격이 높지 않다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생산 방식이기도 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3년 10월18일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하베스트에 투자된 금액은 7조5766억 원이었는데 회수한 금액은 490억2천만 원이었다.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1개 사업에서만 7조 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하베스트는 현재도 이자 비용 등으로 손실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하베스트는 2019년과 2022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부채는 3조1천억 원이었다.

문제는 하베스트 매각 작업이 난항에 빠졌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는 2022년 4월 외국계 자원개발기업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하베스트 매각 협상을 시작했으나 2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섭</a> 석유공사 2년 연속 흑자 성공, 마지막 과제는 '7조 손실' 하베스트
▲ 한국석유공사는 3월4일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2671억 원, 영업이익 8465억 원, 순이익 1788억 원이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2022년은 하베스트 매각의 적기로 꼽히던 시기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 위기까지 겹치면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생산가가 높은 오일샌드 업체의 매각은 유가가 높을 때 유리하다.

그러나 2022년 3월 배럴당 120달러를 넘겼던 원유 가격은 이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022년 3월8일 배럴당 127.98달러까지 올랐던 브렌트유 가격은 1일 기준 배럴당 83.55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전쟁으로 치솟았던 유가가 안정세에 들어선 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오일샌드를 생산하는 하베스트의 매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한 가운데 한국석유공사를 대상으로 하베스트 방만 경영 문제도 불거졌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10월24일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2022년도 해외사업 경영개선실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하베스트는 △블랙골드 4D 탄성파 자료 해석 업무 미이행 △시추 뒤 분석 업무 소홀 △생산설비사고 관련 보고 및 조사 미흡 △차입금 만기 대응방안 수립 등 자구노력 미흡 △포트폴리오 관리 및 자산가치 제고노력 미흡 등 모두 12건을 지적받은 것을 나타났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하베스트 법인 경영이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하베스트는 인수할 때도 ‘부실 인수’ 논란으로 말이 많았는데 매각할 때도 ‘헐값 매각’으로 비난받으려고 하는 것인가”며 김 사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자 김 사장은 “하베스트 매각에 있어 헐값 매각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며 “본사 차원에서 해외자산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임기가 석 달여 밖에 남지 않은 데다 최근 하향 안정화된 국제유가의 흐름을 고려하면 김 사장이 임기 내에 매각을 밀어붙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원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밝힌 만큼 보유 자산을 굳이 매각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행한 석유공사 창립 45주년 기념식에서도 '광개토 프로젝트 본격 가동으로 자원안보 강화'라는 표어를 내걸어 자산 효율화보다 자원안보에 무게를 실었다.

김 사장은 하베스트 경영 정상화를 통해 최대한 손실관리를 하면서 가치를 높여 추후 매각 기회가 왔을 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동섭 사장은 1957년 1월3일 경북 포항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해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조선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에너지 산업 전문가로 다국적 석유기업 쉘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엔지니어링 부문 책임을 거쳐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 기술총괄 사장 등을 지냈다. 울산과학기술원에서는 산업공학과 교수와 정보바이오융합대학 학장으로 재직했다.

쉘에서 근무하며 미국 국적을 취득할 정도로 외국 생활을 오래 한 만큼 유연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지녔으며 직원들에게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적은 한국석유공사 사장 지원을 앞두고 포기했다.

김 사장은 최근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꼽은 차기 회장 최종 후보 명단에도 올랐다. 김 사장이 학계, 산업계, 공기업을 모두 거친 에너지 부문 전문가로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이나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되며 김 사장은 고배를 마셨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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