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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첫 내부출신 감사원장 최재해, 감사원 중립성 훼손 비판 직면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2-08-25 15: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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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감사원이 ‘정치감사’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는 최재해 감사원장이 윤석열정부의 사정정국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늘Who] 첫 내부출신 감사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390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재해</a>, 감사원 중립성 훼손 비판 직면
▲ 25일 정치권에서는 최재해 감사원장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 원장은 내부출신으로 첫 감사원장에 올라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전 정권을 향한 감사행보로 오히려 감사원 중립성이 더욱 의심받는 상황에 처했다.

25일 감사원이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을 내놓은 뒤 정치권에서 정치감사 여부를 놓고 여야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감사원이 전 정부 보복감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감사범위 논란을 감수하며 신재생에너지, 백신 수급 같은 정책까지 '정치감사'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의 ‘정치감사’ 주장은 왜곡”이라며 “문재인정부에서 잘못됐던 사정기관이 정상화 되고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이 23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에는 △코로나19 백신수급관리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등이 ‘특정감사’ 사안에 포함됐다. 문재인정부 정책을 '표적감사' 하려한다는 논란이 빚어졌다.

감사원이 최근 문재인정부를 겨냥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야당은 더욱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감사원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와 방송통신위원회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애초 12일까지로 예정됐던 감사 기간이 26일까지 연장됐다. 감사에 ‘포렌식’(컴퓨터 감식)까지 동원하는 등 일반적인 감사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감사원이 감사를 벌이고 있는 피감기관 가운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문재인정부가 임명한 인사들로 여권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24일 SNS에 “감사원이 컴퓨터 포렌식(감식)조사까지 동원해 먼지 한 톨이라도 찾아낼 기세”라며 “직원들이 4주째 감사에 대응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최재해 감사원장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 원장은 7월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 발언이 있은 뒤 8월3일 조정훈, 용혜인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이 ‘최재해 감사춴장 사퇴촉구 발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한 시점도 중립성을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7월29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국방부, 해양경찰청 등에 대한 감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4시간 뒤에 착수됐다”며 “대통령의 발언과 감사는 무관하나”고 따져 물었다.  

최 원장은 “대통령님의 발언과 관계없이 저희가 판단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권익위 감사는 7월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의원이 권익위 감사를 의뢰하겠다고 발언하자 28일에 이뤄졌고 (감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한 것은 6월27일인데 다음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홍장표 원장의 사퇴를 언급했다”며 “세 건이 다 우연일 수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최 원장이 지난 6월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유병호 전 감사연구원장을 임명한 점도 중립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시각이 많다. 유 사무총장은 문재인정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이끌다 감사연구원장으로 밀려난 바 있다.

유 사무총장은 22일 국회 법사위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너저분한’ 압력이 있었다”며 지난 정부를 향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 원장은 지난 3월 감사위원 제청권을 두고 신·구 정권이 충돌하자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감사위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사실상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윤석열정부의 사정정국에 활용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존재한다. 검찰 수사에 앞서 감사원이 사안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경중을 가려내는 ‘사전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7월13일 감사원을 항의 방문해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고 기관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통해 검찰에 넘어가면 검찰이 수사하는 ‘패턴화된 협업체계’가 만들어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거듭된 중립성 논란에 몸을 낮췄다.

그는 22일 국회 법사위에서 감사원 결산 보고를 마친 뒤 “감사원을 향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감사원장으로서 감사원의 최우선 가치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면서 불편부당한 자세로 직무에 임할 계획이니 잘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 58년 역사상 최초의 내부 출신 감사원장이다. 그는 1989년부터 2018년까지 감사원에 근무하며 감사원 기획관리실장, 제1사무차장, 감사위원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감사원에서 물러난 그를 문재인 정부가 원장으로 다시 소환했다.

전임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며 사퇴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때문에 최 원장 선임은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한 발탁으로 평가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11월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의 임기는 2025년 11월까지이며 감사원법에 따라 1차례 중임할 수 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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