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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망 스타트업과 'AI반도체 동맹', SK텔레콤과 경쟁 본격화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7-07 15: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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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T가 유망 벤처기업과 협업하며 AI반도체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SK그룹내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연합체를 꾸려 AI반도체사업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이와 달리 협업할 마땅한 계열사가 없는 후발주자 KT는 벤처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본격적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KT 유망 스타트업과 'AI반도체 동맹', SK텔레콤과 경쟁 본격화
▲ 리벨리온의 금융 특화 AI반도체 '아이온' 제품 사진. < KT >

7일 KT에 따르면 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등 AI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앞세워 AI반도체 개발 벤처기업들과 제휴의 폭을 넓히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KT는 지난해부터 AI반도체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해 경쟁업체보다 업력, 반도체개발 역량 등이 크게 부족한데 이런 격차를 메우기 위해 유망 스타트업을 우군에 포진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유망기술을 보유한 국내 벤처기업과 협력은 KT의 AI반도체 사업 확장 속도를 앞당길 뿐만 아니라 국내 AI반도체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KT가 ‘리벨리온’, ‘모레’, ‘파두’ 등과 같은 AI반도체 관련 국내 손꼽히는 벤처기업을 AI반도체사업 파트너로 맞이할 수 있었던 비결로 KT가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가 꼽힌다.

AI반도체와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KT는 클라우드에서 그래픽처리장치를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종량제서비스 ‘하이퍼스케일 AI컴퓨팅’을 2021년 12월 선보이며 국내 중소 AI벤처기업의 개발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KT가 지분투자를 하거나 연구개발(R&D)인력 상호교류를 활발히 펼치는 점도 다수의 AI반도체 관련 유망 벤처기업들을 파트너로 삼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투자 유치 등 KT와 전략적 제휴를 하게 된 배경을 놓고 “많은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논의했는데 KT가 AI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에 끌렸다”면서 “앞으로 협력이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벨리온은 국내 AI팹리스(반도체설계) 부문에 있어서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기업으로 평가된다. AI반도체 후발사업자인 KT의 경쟁력을 단숨에 높여줄 ‘비밀병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2021년 11월 리벨리온이 공개한 주식거래 등 금융부문에 특화된 AI반도체 ‘아이온’은 인텔의 금융 특화 AI반도체 ‘고야’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30%가량 빠르고 전력소비량은 절반 이상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야는 금융부문에서 주로 사용되던 AI반도체다. 

리벨리온은 올해 안에 아이온을 정식 출시할 예정인데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이 아이온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리벨리온과 협업해 2023년에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반도체를 출시해 국내 최초로 AI반도체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하고 2024년 이후에는 해외시장도 본격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T는 또다른 AI반도체 파트너사인 파두가 메타(옛 페이스북)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T는 AI반도체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로봇, 금융DX,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KT가 추진하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환에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기술 경쟁력을 보이는 국내외 기업들과 공동 파트너십 추진을 앞으로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KT 유망 스타트업과 'AI반도체 동맹', SK텔레콤과 경쟁 본격화
▲ AI반도체 '사피온X220' 제품 사진. < SK텔레콤 >

국내 주요 통신기업 가운데 SK텔레콤은 KT보다 먼저 AI반도체를 개발해 시장에 내놨는데 주로 SK그룹 계열사에서만 활용돼 시장내 입지는 아직 단단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11월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반도체 ‘사피온X220’을 공개했다.

현재 사피온X220에 실시간 학습기능까지 더해진 사피온X330 등이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 사피온X330 등 후속AI반도체 제품은 2023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4월 SK하이닉스, SK스퀘어와 함께 AI반도체사업을 전담할 자회사 ‘사피온’을 미국에 설립한 뒤 AI반도체 개발 및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사피온은 글로벌 시장 진입에도 속도를 내기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미국 디지털TV 방송장비에 사피온X220을 적용하며 판로를 넓히고 있다. 사피온X220은 기존 FHD(풀HD) 해상도의 콘텐츠를 고품질의 UHD(울트라HD)해상도의 콘텐츠로 개선하는 데 작용한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AI반도체 개발에 힘주는 이유는 실시간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메타버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데이터센터 등에서 AI반도체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데이터센터 등 통신 및 방송장비에 적용하면 메타버스,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AI반도체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지만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AI반도체가 전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8%에서 2030년 31.3%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규모도 2021년 267억 달러에서 2030년 1179억 달러로 4배 이상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국내 주요 통신기업 중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와 달리 현재 AI반도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LG그룹 계열사인 LG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가전 전반에 AI반도체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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