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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귀재’ 우오현, 쌍용차 인수 뒤 회생 가능성을 뭘로 판단했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1-08-02 15: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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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 인수 뒤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고 무엇을 보고 판단한 것일까?

2일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따르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국내외 9곳 가운데 예비실사 적격자를 추린 뒤 명단을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보고한다.
 
‘인수합병 귀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21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우오현</a>, 쌍용차 인수 뒤 회생 가능성을 뭘로 판단했나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

현재 쌍용차에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SM그룹을 포함해 쌍용차와 지난해부터 인수합병을 논의했던 듀크 헤일 HAAH오토모티브홀딩스 회장이 새로 설립한 카디널원모터스, 전기 버스제조사인 에디슨모터스, 전기 스쿠터 제조사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외에도 이앨비앤티, 월드에너지, 인디EV, 하이젠솔루션 등 9곳으로 파악됐다.

재계에서는 SM그룹이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 자금력이나 사업 청사진, 계열사와 시너지 등에서 앞선다는 시선이 많다. 

우 회장이 2010년에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인데 이어 11년 만인 올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그 사이 인수 의지가 한층 강해진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우 회장은 1990년 대 말 삼라건설을 세워 2018년 기준 SM그룹을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집단으로 키운 ‘인수합병의 귀재’로 평가 받는다.

올해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선정한 자산 10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는데 2018년에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지 3년 만이다.

SM그룹은 2020년 12월말 기준으로 총자산규모가 10조4289억 원으로 3년 만에 자산규모를 2배가량 늘렸다.

우 회장은 평소 기업 인수합병 철학으로 ‘싼 값에 우량한 회사를 인수해 회생할 수 있는지’와 ‘인수한 뒤에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등 크게 2개 원칙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은 2010년 쌍용차 인수전때도 관심을 보였으나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올해 쌍용차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쌍용차가 싼 값에 인수해 회생할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M그룹은 다른 쌍용차 인수 경쟁자와 달리 자체 자금력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차 인수 주요 후보군으로 꼽히는 에디슨모터스와 카디날원모터스는 모두 재무적투자자(FI)의 지원을 받는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SM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와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 도움 없이 경영 정상화를 빠르게 이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SM그룹의 대표회사인 티케이케미칼이 7월20일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정정신고서를 살펴보면 2020년 12월 말 기준으로 SM그룹의 전체 유동자산은 2조9191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58억2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1400억 원 규모의 골프장 등을 매각하면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M그룹이 약 1조 원 안팎의 현금을 쌍용차 인수에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완성차회사인 쌍용차를 중심으로 SM그룹의 자동차부품회사와 시너지를 내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로 키울 계획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우 회장은 2010년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매경이코노미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회사에 탄소섬유을 적용한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며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다면 아예 개념부터 우리만의 자동차 개발방식을 도입해 승부를 낼 수 있을 것이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전기차로 쌍용차와 SM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다.

SM그룹의 주요 상장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과거 대우그룹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우라이프를 인수합병해 자동차범퍼를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부품회사다.

이뿐 아니라 SM그룹의 대표회사인 티케이케미칼도 자회사인 SME&H를 통해 터치스크린사업을 자동차시장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인 벡셀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 회장이 2020년 인수한 SM화진은 자동차 내장재 표면처리기업이다. 완성차인 쌍용차를 인수하면 SM그룹의 자동차 관련 기업의 구심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쌍용차는 올해 10월부터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유럽에 내놓을 계획을 세워뒀다.

이와 함께 현재 평택 공장을 용도변경 한 이후 매각한 자금을 통해 전기차전용 공장 설립 등의 중장기적 전기차 전환을 위한 청사진도 그려두고 있다.

쌍용차도 SM그룹으로 인수되면 국내 그룹사에서 안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다수의 회사가 전기차사업을 확대할 목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있어 회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차 전환 전략과 부합되기 때문에 인수합병(M&A) 가능성뿐만 아니라 장기적 생존토대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예비실사 적격자를 대상으로 8월 말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9월 중 인수 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이르면 올해 안으로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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