쎌바이오텍이 마이크로바이옴 대장암 치료제를 발판 삼아 의약품 제조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으로 정체성을 지켜왔는데 지난해 최대 고객사의 이탈 등으로 10여 년 만에 매출 감소를 경험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히는 데 걸음을 재촉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쎌바이오텍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쎌바이오텍은 늦어도 2021년 상반기까지 마이크로바이옴 대장암 치료 후보물질 ‘CBT-P8’의 임상1상을 위한 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시험계획서 구성을 위해 식약처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대장암 치료제는 그동안 없었던 신약이라 시험계획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식약처와 여러 가지를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쎌바이오텍은 올해 1분기에 마이크로바이옴 대장암 치료 후보물질의 비임상 시험을 마쳤다. 2022년까지 임상2상에서 성과를 내고 2023년 임상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짜뒀다.
쎌바이오텍은 마이크로바이옴 대장암 치료 후보물질의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유산균에서 항암활성효과가 확인된 단백질을 분리한 뒤 이를 활용해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데 안전성이 입증된 유산균을 활용하는 만큼 시장에 나와 있는 대장암 항체치료제 등과 비교해 부작용이 적고 가격도 쌀 것으로 예상한다.
또 쎌바이오텍이 개발하는 대장암 치료제는 경구형으로 투여방법도 더 편리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를 뜻하는데 최근 들어 천식이나 아토피 등 면역질환과 뇌질환(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질병들과 연관된 의약품 개발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비전게인은 세계 대장암 치료제시장 규모가 앞으로 해마다 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세계 대장암 치료제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에 이른다.
쎌바이오텍은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따른 부담도 다른 제약바이오기업과 비교해 적게 안고 있다.
대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신약 개발에 많으면 수조 원까지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쎌바이오텍은 치료제의 주요 원료인 유산균의 개발부터 배양, 생산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비용 효율화를 쉽게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개발기업이 공정, 생산, 분석기술 등 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으면 이를 외부기업에 위탁해야 하는데 이러면 자금부담이 큰 데다 개발 과정에도 긴 시간이 걸린다. 의약품의 품질도 보장하기 힘들다.
쎌바이오텍은 현재 경기도 김포에 있는 세포공학연구소에서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인기 증가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꾸준히 이어왔는데 2019년 최대 고객사가 이탈하면서 12년 만에 매출이 뒷걸음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쎌바이오텍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은 64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7% 감소했다.
더욱이 후발주자의 매서운 추격에 프로바이오틱스시장에서 입지를 지키는 일도 이전보다 힘들어졌다.
특히 종근당건강이 2016년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락토핏’을 내놓은 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시장 규모는 2019년 6444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2천억 원이 락토핏 매출로 조사됐다.
쎌바이오텍이 2018년 국내에서 매출 400억 원가량을 올렸다는 점에 비춰보면 지난해 시장 점유율 순위 1위가 바뀌었을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추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