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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협회장 관료출신이 다시 거의 독차지, 관치금융 비판할 자격 있나
고두형 기자  kodh@businesspost.co.kr  |  2020-11-27 13: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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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장 연봉 7억 원, 금융투자협회장은 6억 원, 여신금융협회장과 저축은행중앙회장은 4억 원, 생명보험협회장과 손해보험협회장 연봉은 3억5천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실적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거의 없다. 업계 행사에서 협회장은 의전서열 1순위다.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내정자,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이 정도 자리면 관료출신이든 민간출신이든 탐을 낼 만한 이유로 충분하다. 

올해는 금융권 주요 협회장을 뽑는 '큰 장'이 섰다. 6곳 가운데 3곳이 바뀌었다. 

선출을 앞두고 정관계출신이냐 업계출신이냐를 두고 여러 말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싱겁게 끝났다. 관료 출신의 일방적 승리다.  

금융권 협회장 선임결과를 두고 누가 힘이 있는 사람인지 확인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은행연합회와 손해보험협회는 관료출신을, 생명보험협회는 정치인출신을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협회장으로 선택했다.

금융산업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하고 그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19로 경제위기다. 사모펀드 환매중단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의지도 강해졌다.

금융회사 처지에서 보면 금융당국의 규제와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업계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힘있는 협회장을 선호하는 기조가 뚜렷했다. 

은행들만 해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엮여 제재를 받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며 협회 차원에서 방패막이가 되어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보험사들은 업황 악화에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도 눈앞에 두고 있다.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등 현안도 쌓여있다.

금융회사들은 코로나19 극복과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과 관련해서도 정부,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춰야 한다.

업계를 대표해 대관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협회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더라도 금융권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고위관료나 정치인 출신들의 독차지가 되는 것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만 하더라도 6대 금융협회장은 모두 민간출신이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은행연합회장은 하영구(전 한국씨티은행장), 금융투자협회장은 황영기(전 KB금융지주 회장), 생명보험협회장은 이수창(전 삼성생명 사장), 손해보험협회장은 장남식(전 LIG손해보험 사장), 여신금융협회장은 김덕수(전 KB국민카드 사장),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이순우(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었다.

이번에 은행연합회장에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해보험협회장에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오르면서 금융협회 6곳 가운데 4곳에서 관료출신이 협회장을 맡게 됐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행정고시 25회,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행정고시 26회,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이다.

지난해 1월 저축은행중앙회, 같은 해 6월 여신금융협회가 관료출신을 협회장으로 선임하고 올해 11월 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가 관료출신을, 생명보험협회가 정치인출신을 협회장으로 뽑으면서 이제 민간출신은 나채철 금융투자협회장만 남게 됐다.

관료출신들이 돌아가며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직을 독차지하다보니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협회장 자리에 굳이 출신을 따질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민간출신 협회장은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만큼 업계 현안에 훨씬 이해가 밝을 수 있다.

한 협회 관계자는 농담처럼 "협회장에 외국계 은행 출신이 오면 외국계 회사가, 관료출신이 오면 공무원조직이 된다"고 말한 적 있다. 그만큼 협회의 분위기나 업무 스타일에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협회장 선출 과정을 보면 금융권 스스로 민간출신 협회장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 금융회사들이 현안이 있을 때마다 관치금융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정관계 출신을 앞세워 업계를 대변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닌지 절로 의문이 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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