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을 비롯한 신생항공사 3곳이 진에어 중심의 통합 저비용항공사의 등장 가능성에 더 위기에 몰릴 수 있다.
22일 항공업계에서는 한진칼을 모기업으로 하는 대형 저비용항공사가 탄생하면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플라이강원과 같은 소규모 신생항공사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 (위쪽부터)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각사 취합>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국내선 점유율은 현재 20.3%로 파악되고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을 더하게 되면 62.5%에 이르게 된다.
신생항공사 가운데 먼저 비행기를 띄운 플라이강원은 정부 재정지원에서 제외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 대형 저비용항공사를 상대로 국내노선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강원은 2019년 3월 정부로부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뒤 같은 해 11월22일 양양~제주노선에서 첫 운항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제선 운항은 3월 이후 중단됐고 국내선 상반기 탑승률도 46%에 그쳤다.
플라이강원은 당장 보유 항공기 수와 노선 경쟁력이 약한 상황에서 여객 수요까지 줄면서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매달 고정비로 약 30억 원이 들어가는데다가 정부의 금융지원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하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2019년 기준으로 플라이강원은 자본금 409억 원, 자본총계가 207억 원으로 자본잠식률 49.4%를 보였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었기 때문에 영업손실이 늘어 자본잠식 상태는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강원은 임직원 대상 무·유급휴직과 급여반납, 투자자 확보를 통한 유상증자, 선불항공권 판매 등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으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통합 항공사가 출현하더라도 다른 항공사와 달리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된 인바운드 항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에어로케이는 2019년 3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았지만 1년이 넘도록 항공운항증명을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항공운항증명은 취항의 마지막 관문으로 운항 전 항공사의 조직과 인원, 운항관리, 정비관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토교통부가 발급하는 일종의 안전면허다.
임영은 충북도의원은 최근 도의회 발언에서 “에어로케이는 인력 150명을 고용했고 장부상 자본금은 480억 원이지만 올해 들어 10억 원 안팎의 고정비용이 나가면서 연말 이전에 지급 불능상태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취항도 하기도 전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잇는데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저비용항공사가 탄생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하는 에어프레미아도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코로나19에 따라 투자유치가 지연되면서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2월 신청한 항공운항증명 발급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는데 부서별 최소 인원을 운영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매달 15억 원 가량의 고정비가 나가고 있으며 자본금 470억 원이 거의 소진돼 추가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생항공사들이 코로나19를 버텨낸다고 하더라도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저비용항공사가 등장하면 특화된 서비스나 경영전략이 없다면 도태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생항공사들은 현재 상당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우선 최대한 긴축전략을 짜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선결과제다”라며 “통합 항공사가 나오면 신생 항공사로서 생존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