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020년 10월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에 출석,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허위조작정보 근절 노력
한상혁은 허위조작정보 근절에 방통위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중에서 널리 쓰이는 ‘가짜뉴스’란 말도 의미가 불분명하다며 ‘허위조작정보’란 개념을 정립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허위조작정보를 검증하는 민간 주도의 팩트체크기관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상혁은 2019년 10월2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팩트체크기관들이 출발 단계로 역할이 미미하다”며 “공식적으로 신뢰받는 기관들이 설립되고 사업자가 자율규제를 한다면 역기능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부문에서 팩트체크기관이 진행되면 정부는 재원 지원을 해 그 기관들이 내실화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1월 발표한 방통위 업무계획에는 민간 팩트체크 역량을 강화할 인프라 조성 지원계획 등도 담겼다. 팩트체크 기술이나 시스템을 마련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 민간 차원의 팩트체크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8월27일 방통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국민 참여형 팩트체크 플랫폼을 만들 계획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이 팩트체크 오픈 플랫폼에 직접 참여해 플랫폼 구축과 운영에 관여하며 SNS나 유튜브 등의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교육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팩트체크 시민교육을 확대하고 각 분야 전문가가 전문 팩트체커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심화교육도 실시된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가짜뉴스 탓에 잘못된 정보가 확산돼 방역에 피해가 입는 사례를 막기 위한 대응에도 힘쓰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언론보도 가운데 부정확한 부분이 나오는가 하면 코로나19 정보를 사칭한 악성 광고문자가 나오거나 코로나19 가짜뉴스가 유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한상혁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코로나19와 관련해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사업자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포털사업자에게도 정확한 코로나19 대응요령을 홍보하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코로나19 사칭 광고문자가 접수되면 즉시 이동통신사에 차단을 요청하고 사전동의·표기 의무 등을 위반한 사업자에게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코로나19 가짜뉴스의 추적 관리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상혁은 2020년 8월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하며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는 추적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신속하게 차단해 뿌리를 뽑도록 하겠다”며 “국민들도 가짜뉴스에 현혹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발견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n번방’ 등 온라인범죄 대응
한상혁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재임 중 터진 온라인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았다.
n번방사건은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을 활용해 2018년 하반기부터 자행된 성착취사건으로 2020년 2월 n번방사건 동조자 66명이 검거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박사방’ 등 유사범죄 사례들도 속속 알려졌다.
한상혁은 n번방과 유사범죄와 관련해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에 성범죄물의 신속한 삭제, 차단을 요청했다.
성범죄물 등 불법음란정보의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부과하는 과태료도 기존 최대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리고 과징금제도도 신설하기로 했다.
청소년들이 n번방사건과 같은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방지용 앱인 ‘사이버안심존’에 ‘몸캠피싱’ 방지 기능도 추가했다.
몸캠피싱은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접근해 신체 촬영을 유도하거나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어 연락처를 확보한 뒤 영상 유포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등의 성착취 디지털 성범죄를 뜻한다.
|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2019년 8월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뉸스> |
△방송통신위원장 취임과 유임
한상혁은 2019년 9월9일 방송통신위원장에 취임하면서 첫마디로 ‘가짜뉴스’ 척결의 의지를 내보였다.
취임사에서 왜곡된 정보유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상혁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의도된 허위조작정보와 극단적 혐오표현은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디어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은 변함없도록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짜뉴스를 향한 대응방침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상혁은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는 동안 거짓은 세상을 반 바퀴 돌 수 있다’는 말이 있다”라며 “의도된 허위조작정보와 극단적 혐오표현에는 국회에 발의된 법안과 국민 여론 등을 종합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및 통신업무 관장을 두고 주무부처가 통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보였다.
한상혁은 “방송통신 융합은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현실”이라며 “두 개의 부처로 나누어 운영되는 방송통신업무의 현실에 문제가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혁의 첫 임기는 전임 방통위원장인 이효성 위원장의 잔여임기를 채운 것이었는데 이 잔여임기가 끝난 뒤 2020년 6월 다시 유임이 결정됐다. 청문회를 거쳐 유임은 확정됐다.
△방송통신위원장 지명과 인사청문회
2019년 8월9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결정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임명된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처음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 출신으로서 방송 분야의 정책규제기구 수장으로 지명됐다.
청와대는 “한상혁은 방송·통신 분야의 현장경험과 법률적 전문성을 겸비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과 방송통신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유도해 방송통신 이용자의 편익을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상혁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 소감문에서 “변화의 중심에 선 방송통신이 국민의 소통공간으로서 공공성·공정성을 확보하며 건전한 인터넷 문화조성을 저해하는 허위조작 정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책을 고민하겠다”며 “급변하는 방송통신 환경에 맞춰 방송통신산업의 발전과 이용자 중심의 미디어 복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송통신 비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자 지명 이후 한상혁은 “의도적 허위정보와 극단적 혐오표현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범위 밖에 있으므로 규제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가짜뉴스로 대표되는 허위조작정보를 제도적으로 제재할 뜻을 내비쳤다. 이를 놓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을 해치는 말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상혁은 2019년 8월30일 인사청문회에서 가짜뉴스의 제도적 제재를 우려하는 지적을 받자 "현행법상 방송통신위원회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규제할 권한을 갖추지 않고 있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완성과 발전을 위해 보장해야 하는 중요한 기본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밖에 한상혁은 MBN의 편법 최소자본금 충당 의혹과 관련해 승인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상파 중간광고에 관련해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어려움과 시청권 침해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종편 특혜에 관련된 문제 제기를 놓고는 비대칭규제 해소를 원칙으로 삼되 모든 방송사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심도있게 검토해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언론 관련 활동
한상혁은 2002년부터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정책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4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로 선임됐다. 그 뒤 2018년 5월 민주언론시민연합 총회에서 공동대표직을 맡게 됐다.
그동안 비리 언론인의 양산, 신문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없애기 위한 신문고시 개정 촉구, 공영방송 개편. 신문법과 국가보안법 등 폭넓은 분야에서 문제 제기에 힘썼다. 그동안 민주주의의 진전과 언론의 역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올바른 여론이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태도를 지켰다.
한상혁은 공동대표 취임사에서 “군사정권의 폭압으로 제대로 된 정보가 차단되고 제도권 언론은 왜곡된 정보만을 전하던 상황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인쇄물 ‘말’이 세상을 보는 창이 됐다”며 “이 인쇄물이 나중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가입 권유를 받았을 때 기꺼이 응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MBC에서도 각종 프로그램 자문을 맡으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이상호 MBC 기자가 '안기부 X파일' 보도와 관련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을 때도 한상혁이 변호를 맡았다.
2009년~2012년 동안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로 활동하면서 'MBC 해직기자 사태' 등과 관련해 김재철 MBC 사장체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MBC 기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안기부 X파일'사건 변호
검찰은 안전기획부(현재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문건(안기부 X파일)을 입수해 보도한 이상호 MBC 기자를 2005년 8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도청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사람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시 MBC 프로그램을 자문하던 한상혁은 이상호 기자의 변호인을 맡아 법정싸움에 들어갔다.
2006년 8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득환 부장판사)는 보도의 공익성을 인정해 이 기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006년 11월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김용호 부장판사)는 이 기자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과 형의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이 기자와 한상혁은 즉각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후 오랫동안 벌어진 법정공방 도중 한상혁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의 심리로 진행된 2010년 12월 공개변론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조국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와 함께 이 기자를 공개 변호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2011년 3월 이 기자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상고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유죄를 확정했다. 한상혁은 이 기자의 보도가 정치인과 경제인의 유착 행위를 비판하는 보도였다면서 향후 사회적 합의에 따라 법원 판결도 바뀔 날이 올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