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공사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2조6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 지분을 70% 보유하고 있는데 GBC 건설공사가 지연되면 내년 매출에 부담을 안을 수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토목공사 2공구의 입찰이 3번째 유찰되며 착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토목공사는 기술형 입찰(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기술형 입찰은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참가자가 경쟁해야 입찰절차가 성립한다.
이 가운데 2공구는 7월부터 10월까지 3번의 입찰 모두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했다.
2공구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지하공간이 포함돼 있어 첫 번째 입찰부터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할 것이란 시선이 많았다.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토목공사는 영동대로 코엑스 사거리에서 삼성역 사거리 사이 1km에 지하 7층의 복합환승센터 597m와 철도터널 403m를 만드는 공사다.
4개 공구 가운데 2공구의 공사비는 2409억 원 규모인데 이르면 올해 말경 착공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지하와 연결될 2공구 설계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지하 설계와 연동돼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실무협의체에 현대차 신사옥추진단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2공구 조성사업이 늦춰지면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도 함께 지연될 수 있다는 시선이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2공구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발주처인 서울시가 2공구 계약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입찰방식을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 방침이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의계약방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절차 진행에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어 착공시기를 가늠하기도 힘든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를 포함한 전체 프로젝트의 개발비를 아직 유치하지 못한 점도 공사지연 가능성이 나오는 주요한 이유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는 전체 개발비가 3조7천억 원가량에 이른다. 그 가운데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높이 569m의 국내 최고층 건물로 설계됐는데 5월에 착공해 터를 닦는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외부투자자를 유치해 3조7천억 원의 개발비용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외부투자자 유치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위축이 지속하고 있어 투자유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내부에서 개발비용을 마련할 수도 있으나 차세대 주력사업인 수소차와 전기차에 투자해야 할 금액이 많아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가 지연되면 내년부터 현대건설 매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대규모 건설공사인 만큼 착공 이후 현대건설의 내년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로 착공 이후 2~3년 동안 매출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맺고 공사비 2조6천억 원 규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지분은 70%로 1조8200억 원 규모인데 현대건설의 2019년 별도기준 매출 10조147억 원의 18.2%에 이르는 수치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이 늦춰진다면 현대건설의 내년 전체 매출 규모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가 늦춰져도 현대건설이 내년 매출을 유지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상반기에만 7조8천억 원이 넘는 일감을 따내며 올해 국내 수주목표 6조6천억 원을 이미 넘어서는 등 신규 수주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공사가 늦춰져도 수주한 다른 사업장이 많아 내년 매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