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젠시스 임상 성공 위한 인력 영입
김선영은 엔젠시스 임상 성공에 모든 것을 걸고 임하고 있다.
김선영은 2020년 10월13일 박영주 전 비보존 상무를 헬릭스미스 한국임상개발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박영주 본부장은 다국적 제약사 MSD와 사노피 한국법인 임상시험 관련부서에 20여 년 동안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대외협력실장을 역임했다.
김선영은 “거의 모든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진행되지만 임상전략, 약물의 작용기전 규명(MOA)을 비롯한 과학, 품질관리(QC) 등은 한국 본부에서 하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 임상조직 사이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어와 영어를 하면서 이 모든 분야를 조망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박 본부장을 영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2020년 1월1일부로 헬릭스미스에서 연구소장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온 유승신 박사를 사장으로 승진해 임명하며 엔젠시스의 임상에 역량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4월1일에는 유승신 사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하며 각자대표이사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2020년 1월 의료 모니터링과 약물 감시임상 전략을 담당할 전문가로 윌리엄 프랭크 박사를 임명했다. 5월에는 미국 임상시험 운영을 총괄하기 위해 임상시험운영본부장에 아담 러스킨 박사를, 품질관리본부장에 의약품 품질보증 전문가인 호세 자파타를 영입했다.
아담 러스킨 박사는 실리콘밸리의 최대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랩크로의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300건이 넘는 임상을 개발하고 관리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임상3상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임상2상을 주도하게 됐다.
호세 자바타 본부장은 엔젠시스 임상시험에 쓰일 의약품의 품질을 점검하고 미국 임상시험의 운영과 데이터에 관한 품질보증을 관리 및 감독하게 됐다. 김선영은 2019년 9월 엔젠시스 임상3-1a상 실패 당시 엔젠시스와 위약(가짜약)이 뒤섞여 임상환자에 투여된 점을 원인으로 지목한 적도 있는 만큼 호세 자바타 본부장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 개발 다각화
헬릭스미스는 국내 최고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기업으로 꼽힌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를 직접 몸에 넣어 병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하는 치료제를 말한다.
헬릭스미스는 DNA 치료제 기반 기술인 pCK벡터를 자체 개발했다. pCK벡터는 다양한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pCK벡터에 다른 치료 유전자를 집어넣으면 그 유전자에 알맞은 치료제가 된다.
헬릭스미스는 이 기술을 적용해 엔젠시스 신약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엔젠시스는 pCK벡터에 혈관 생성 기능을 지니고 있는 간세포증식인자(HGF) 유전자를 집어넣어 신경세포와 미세혈관을 재생하는 치료제다.
엔젠시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엔젠시스-DPN), 당뇨병성 허혈성 족부궤양(엔젠시스-PAD), 루게릭병(엔젠시스-ALS), 허혈성 심장질환 치료제 등으로 개발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2019년 10월 미국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관련해 임상3-1a상에서 주평가지표를 충족하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독립적으로 시행한 임상3-1b상에서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0년 6월26일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임상3-2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로 신경세포가 손상돼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의 30~50%에서 발병하는 주요 합병증으로 미국에서만 환자가 200만 명이 넘는다. 뚜렷한 치료약이 없는데다 진통제도 통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엔젠시스-DPN이 당뇨병성 신경병증 질환의 근본적 치료제로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신약이라고 평가했다.
엔젠시스-DPN은 2018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첨단 재생의약 치료제(RMAT)로 승인받았다. RMAT란 혁신적 치료제를 신속하게 허가해주기 위해 만든 제도다.
2020년 10월 현재 당뇨병성 허혈성 족부궤양 치료제로는 미국에서 임상3상이, 허혈성 파행 치료제로는 미국에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에 관해서는 2020년 10월5일 미국 식품의약국에 임상2a상 설계(프로토콜)을 제출하며 임상진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2020년 9월10일에 루게릭병 임상2상을 진행하기 위해 ‘월드와이드’를 임상시험 수행기관(CRO)으로 선정하며 임상절차를 준비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적응증으로 하는 국내 임상1/2a상에서 2020년 9월22일 환자에 처음 엔젠시스를 투약하며 임상을 시작했다. 국내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점진적인 손상에 의해 팔과 다리의 근육이 위축되고 보행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없다.
마약성 진통 감소제로는 미국에서 임상1/2상을 준비하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 위한 자회사 설립
김선영은 2020년 9월14일 일부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헬릭스미스에서 분리(스핀오프)해 자회사인 ‘뉴로마이언’과 ‘카텍셀’을 설립했다.
뉴로마이언은 주요 신경근육 퇴행질환을 대상으로 AAV(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유전자 치료제 ‘NM301’를 연구개발한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ALS), 다발성 경화증(MS), 뒤센형 근이영양증(DMD)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비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2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텍셀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카티(CAR-T)세포 치료제를 연구개발한다. 카티세포는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해 일반적 T세포(면역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특별한 T세포로 만든 것이다.
△전문경영인 도입과 경영복귀, 그리고 각자대표이사체제
김선영은 회사 발전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가 신약 개발을 마무리하기 위해 2018년 직접 경영일선으로 돌아왔다.
헬릭스미스는 2009년 김용수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해 2018년 7월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김용수 대표는 2009년 헬릭스미스에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영관리부문을 총괄했고 김선영은 연구개발에 전념했다.
김용수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인티큐브 대표, 로커스 테크놀로지스 대표, 삼성 디자인 아메리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쳤다.
헬릭스미스의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상업화가 가시화되자 김선영은 다시 경영전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2018년 6월 김용수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아 인수인계 작업을 시작했고 김 대표가 2018년 8월1일자로 물러나면서 김선영은 헬릭스미스 단독대표가 됐다.
헬릭스미스는 김선영 단독대표이사체제를 놓고 엔젠시스 출시를 위한 의사결정 일원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은 회사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2018년 8월 말 서울대 교수도 내려놓았다. 정년을 남겨둔 채 본인 의사로 교수 자리를 떠나는 것은 서울대에서도 드문 사례로 꼽힌다.
김선영은 2019년 9월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관한 임상3-1a상에 실패하고 나서 모든 역량을 엔젠시스 임상에 온전히 쏟기 위해 2020년 4월1일 김선영 단독대표이사체제를 김선영, 유승신 각자대표이사체제로 전환했다.
△엔젠시스 임상3상 ‘절반의 성공’
김선영은 2019년 10월7일 엔젠시스가 미국 임상3-1b상에서 안정성과 유효성 지표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3-1a상이 약물혼용으로 실패한 뒤 2주 만이었다.
임상3-1b상은 임상3-1a상과 별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진행됐다.
엔젠시스와 위약(가짜약) 투입군에서 이상반응(AE)이 발생한 피험자의 빈도는 엔젠시스 투입군이 21.5%, 위약군 2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과 관련된 중대이상 반응(SAE)도 관찰되지 않았다.
김선영은 “안전성만 놓고 보면 엔젠시스가 위약(가짜약)보다도 더 안전하다는 식의 유추가 가능할 정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임상3-1b상이 기존 임상참여 병원의 절반만 포함된 점, 피험자의 규모가 작은 점 등을 고려해 결과를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김선영은 2020년 2월4일 미국 콜로라도주 키스톤에서 열린 '키스톤 심포지엄'에서 엔젠시스의 과학적 원리와 임상1상부터 임상3상까지의 결과를 발표했다.
△헬릭스미스 설립과 상장
김선영은 회사 설립보다 유전자 치료제 기술을 파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로부터 모두 거절을 받자 직접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1996년 11월 자본금 5천만 원을 모아 연구원 2명과 함께 서울대 최초의 학내 벤처 바이로메디카퍼시픽을 설립했다. 1999년 바이로메드로 회사이름을 변경했고 2019년 헬릭스미스로 또 다시 이름을 바꿨다.
헬릭스미스는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1999년 이민화 당시 벤처기업협회장이 운영하던 벤처캐피털 무한기술투자에서 15억 원을 투자받고 2000년 일본 생명공학회사인 다카라바이오로부터 100억 원 이상을 투자받으며 숨통이 트였다.
2005년 12월29일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공모가는 1만5천 원이었는데 상장 첫날 시초가 3만 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2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2019년 3월13일 31만2200원까지 올랐던 헬릭스미스의 시가는 2020년 10월15일 현재 3만125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