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인재를 흡수하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KB증권 로고.
4일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KB증권 에쿼티(Equity)본부장으로 선임된 김호영 전무는 미래에셋대우 출신이다.
에쿼티본부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총괄하는 S&T부문 아래 조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을 담당한다.
KB증권이 1분기 주가연계증권 운용손실 등의 영향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에쿼티본부를 보강하기 위해 김 전무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무는 1971년생으로 미래에셋대우에서 상무를 지냈다. 서울대, 스탠포드대학교 통계학 석사,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등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걸어왔다.
김 전무는 미래에셋대우에서 파생상품운용부서장, 에쿼티파생운용1팀장, 에쿼티파생본부장 등을 거친 주가연계증권 전문가다.
KB증권에는 김 전무를 제외하고도 외부 출신이 많다. KB증권은 통합 KB증권 출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데 힘써왔다.
KB증권이 합병으로 만들어진 조직인 만큼 순혈주의가 강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정림 대표이사 사장만 해도 KB투자증권도, 현대증권 출신도 아닌 KB국민은행 출신이다.
현재 S&T부문을 이끌고 있는 신재명 부사장도 2016년 말 영입됐다. 그는 은행과 운용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채권 전문가로 직전 직장인 신한금융투자 FICC본부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영호 전무는 2016년 말 영입돼 통합 KB증권의 첫 번째 리서치센터장을 지냈고 현재는 홀세일부분장을 맡고 있다. 서 전무는 신영증권, 대우증권 등을 거쳐 JP모간에서 10년 이상 리서치센터를 이끌었다. 순수 ‘국내파’로는 드물게 30대였던 2004년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간 리서치센터장을 맡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KB증권은 올해 초에는 미래에셋대우에서 글로벌마켓본부장을 지낸 김신 상무를 국제영업본부의 새 수장으로 선임했고 NH투자증권에서 M&A부서장을 지낸 안태석 상무보도 영입했다.
KB증권은 지난해에는 비금융권 출신을 상무로 영입해 주목받았다. 하우성 상무는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 출신으로 금융권에 몸담은 경험이 없는 마케팅 전문가다. 하 상무는 지난해 3월부터 ‘M-able Land Tribe’(마블랜드트라이브)장을 지내고 있다.
이 밖에 박정림 사장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여성임원인 김유성 상무도 외부 출신이다. 김 상무는 2017년 영입돼 랩운용부장을 거쳐 투자솔루션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삼성증권에서 종합자산관리계좌(UMA) 설계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 출신으로 2008년부터 삼성증권 펀드랩 운용을 맡다가 교보증권을 거쳐 2017년에 KB증권에 입사했다. ‘KB 에이블 어카운트’ 등이 김 상무의 작품이다.
장재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씨티그룹 출신으로 2017년 영입됐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씨티그룹 등을 거치며 한국은행 금융안정위원회 등 정부기관 정책자문도 담당해온 베테랑 경제 전문가다.
다만 화제를 모으며 영입된 인물 가운데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도 많다.
김호영 전무의 전임으로 기존 에쿼티본부를 이끌던 서진희 상무는 회사를 떠났다. 서 상무 역시 KB증권이 2017년 영입한 인물이다. 서 상무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서 ‘적토마 멀티스트래티지 펀드’를 운용한 스타 매니저 출신이다. KB증권 고유자산운용본부장에 이어 에쿼티본부장을 지냈으나 3년 만에 KB증권을 떠나게 됐다.
신재명 부사장과 함께 영입된 최문석 전무는 지난해 초 하나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겼다. 최 전무는 하나금융투자에서 현재 채권본부를 이끌고 있다.
신긍호 IPS본부장(상무)도 최근 임기를 마치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 상무 역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은행을 거쳐 2018년 말 KB증권에 합류했다.
2018년 팀원 10여 명과 함께 NH투자증권에서 KB증권으로 옮긴 김덕규 상무도 올해 초 BNK투자증권으로 이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