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홍 부총리는 7월 안에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대책을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될 주택공급 확대방안에는 서울은 물론 경기도와 인천지역의 택지 개발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홍 부총리가 24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 관계장관회의에 주무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정 장관의 참석은 국방부 소유의 태릉골프장을 택지로 개발하는 문제와 관련된 논의를 위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이 지사와 박 시장의 참석은 다소 이례적이다.
홍 부총리가 경기, 인천 등 인근 지역으로 주택공급 지역을 확대하려 한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 데는 서울에서 신규택지 발굴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권에서는 이번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시장에 확실하게 영향을 주려면 10만 호 정도 규모는 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택지 개발 논의가 가시화된 지역의 예상 공급규모는 10만 호에 턱없이 부족하다.
태릉골프장 부지 83만㎡(제곱미터)와 관련해서는 인근 육군사관학교 부지 67만㎡까지 함께 택지로 개발하면 2만 호까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대정부질문에서 육사 부지의 택지 개발과 관련해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 태릉골프장 부지만으로 1만 호 정도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장관이 용적률 상향을 시사한 용산역 정비창 부지 51만㎡를 통해 제공되는 주택 규모도 1만 호를 약간 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개발계획에 따른 공급규모는 8천 호였다.
그 밖에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 동부도로사업소 부지 등을 활용해 7천 호 정도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해도 홍 부총리가 마련할 수 있는 서울 내 주택공급 규모는 5만 호 정도다.
하지만 경기도로 주택공급의 범위를 넓히면 상당한 수준으로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
24일 관계장관회의 이후 새로운 택지개발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안양교도소, 서울구치소만 살펴봐도 두 곳 부지 면적은 각각 39만㎡, 43만㎡ 정도다. 두 곳 부지는 적용되는 용적률, 건폐율에 따라 2만 호 정도까지 주택공급이 가능한 면적이고 모두 국공유지다.
게다가 지리적으로도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 지역 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교정시설 이전 여론이 나왔다. 2015년에는 기획재정부가 의왕에 법무타운을 조성해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를 이전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무산된 적도 있다.
홍 부총리에게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와 경기도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의 용적률 상향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한 방안이다.
현재 지구별로 160~200% 수준인 3기 신도시 용적률을 최대 220%로 높이면 5만 가구의 추가적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등에서 부동산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서울도심의 입지 좋은 곳에 수요자가 원하는 주택을 마련하는 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는 23일 국회와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등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로서는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 완화가 오히려 주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토지에 개발이 끝난 서울에서 대규모 주택공급을 하려면 기존 도심지를 고밀도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면서도 “재건축, 재개발은 비교적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일시적으로 시장에 공급을 줄이고 전세 수요를 높이는 등 한동안 부동산 시세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이 홍 부총리에게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