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7-17 17: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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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출신의 김용철 엠즈씨드 대표가 치열한 커피전문점 경쟁 속에서 '폴바셋'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
폴바셋은 매일유업 계열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다.
▲ 김용철 엠즈씨드 대표.
17일 커피전문점 업계에 따르면 폴바셋은 경쟁이 치열해진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시도들을 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롯데마트와 손잡고 '폴바셋 스페셜티 캡슐커피' 3종을 내놨다. 3월에는 푸드 특화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18년 5월에는 그동안 내놓지 않았던 아메리카노 커피 메뉴를 내놓고 같은 해 11월에는 배달의민족에도 입점하기도 했다.
폴바셋은 2019년 매출 852억2천만 원, 영업이익 66억5천만 원을 거뒀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3.4% 늘고 영업이익은 3594.4% 급증했다.
이런 성과는 커피전문점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뤄낸 것이라 의미가 크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2019년 11월 발표한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커피전문점 수는 7만1천 곳에 이르며 2019년에만 1만4천여 곳이 새로 창업했다.
연간 6200개 수준인 치킨점 창업 수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커피전문점 10곳 가운데 1곳은 적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2009년 커피전문점 '폴바셋' 론칭했는데 과거 스타벅스의 국내시장 진출 전략을 모방해 초기 안착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폴바셋은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해 다른 커피전문점과 차별화하면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했다.
또 대중적인 메뉴인 아메리카노 커피 대신 더 진한 맛의 룽고 커피를 판매했는데 '아메리카노를 팔지 않는 커피전문점'이라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흥행을 하기도 했다.
폴바셋 매출은 2010년 15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 274억 원으로 20배 가까이 늘었다.
2013년 매일유업은 폴바셋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매일유업그룹의 커피 전문기업이란 의미에서 법인이름 '엠즈씨드'를 정해 기업을 분리했다.
하지만 폴바셋의 고속성장은 스페셜티 커피 전략을 따라하는 경쟁 업체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주춤해졌다.
국내 1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2014년 '스타벅스 리저브'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할리스 커피클럽', '이디야 커피랩',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투썸플레이스 TSP737' 등 스페셜티 특화매장들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SPC 커피앳웍스'와 동원그룹 '샌드프레소 스페셜티' 등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본 신규 경쟁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일본시장을 휩쓴 미국 커피브랜드 '블루보틀'이 국내에 상륙하기도 했다.
폴바셋은 치열한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장 수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이 과정에서 무리한 출점 등으로 2015년 적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후 2017년 폴바셋만의 프리미엄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수익과 성장을 내야 하는 목표를 달성할 적임자로 대한항공 출신인 김용철 대표가 영입됐다.
김 대표는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여객노선영업부 대양주노선팀장, 대한항공 중국 상하이지점장, 여객노선 영업총괄 상무 등을 지내고 대한항공에서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 여객기에 고급 서비스를 도입한 인물로 프리미엄 서비스의 노하우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취임 2년 차인 2019년에 폴바셋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가세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2019년 9월 폴바셋 1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폴바셋은 매장 수를 급히 늘리기보다 내실경영을 강조하며 `품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며 "맛있는 커피와 최고의 서비스로 다시 찾고 싶은 휴식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