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역에서 발생한 직원 안전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바로 재발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부산 가야역에서는 13일 철로 위에서 기관차와 화물차량을 연결·분리하는 입환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작업 중에 발생한 사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두 다리가 절단되는 참혹한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올해 들어 여러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8일에는 범계역에 들어서던 지하철 4호선이 전기장애로 멈춰섰으며 6월에는 4호선 상계역에서 열차 두 대가 추돌하는 안전사고가 났다.
4월에는 용산행 급행 전동열차가 영등포~신길역 구간에서 탈선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2월 구로역에서는 선로 보수작업을 하던 장비차량이 궤도를 이탈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고객만족도조사 조작으로 땅에 떨어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에도 바쁜데 연이은 안전사고 재발대책도 해결해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한국철도는 고객만족도조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2019년을 평가대상으로 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인 ‘미흡(D)등급’을 받았다.
한국철도는 129개의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기획재정부 아래 공기업경영평가단에게 받았다.
이에 따라 손 사장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 혁신’을 하겠다며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문책인사를 단행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손 사장은 6월 말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 전반의 문제점을 찾고 뼈를 깎는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객만족도조사 조작뿐만 아니라 연이은 안전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올해를 평가대상으로 하는 내년도 경영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윤리경영뿐만 아니라 안전관리를 강조하는 평가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년을 평가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전과 윤리경영 분야의 평가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정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11개 기관 가운데 기관장의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의 기관장 9명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철도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손 사장이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손 사장에 앞서 한국철도를 이끌었던 오영식 전 사장은 강릉 KTX 탈선사고 등 잦은 안전사고 발생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손 사장은 2019년 3월 한국철도 사장으로 취임하며 “안전은 철도의 기본”며 “안전한 철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6월 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2∼3년 동안 철도 관련 사건·사고, 회계 오류, 연이은 파업 문제 등으로 한국철도가 과연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를 두고 경영진으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부산 가야역 사고는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원인이 밝혀지면 구체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며 비슷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작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해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고 작업자들의 안전교육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