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페이 QR코드 결제 이미지. <나인투파이브맥> |
애플이 애플페이에 QR코드 결제기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QR코드를 도입하면 애플페이 한국 도입에 걸림돌로 여겨지던 결제방식 문제가 해결돼 한국에 출시될 길이 열릴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실제로 출시되려면 한국 카드사와 손잡아야 하는데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개발자를 위해 배포한 아이폰 운영체제 iOS14 베타2 버전에 QR코드 결제기능이 포함됐다. 아이폰 카메라로 QR코드나 바코드를 촬영하면 애플페이로 결제가 이뤄진다.
이 기능은 베타1 버전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베타2 버전에서 추가됐다. 6월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도 소개되지 않았던 만큼 애플이 아직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중으로 여겨진다.
IT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7일 QR코드 결제 기능과 관련해 “숨겨진 기능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작동은 하지 않았다”며 “작동방식을 보여주는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등 애플 기기를 통해 미리 등록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서비스로 2014년 출시됐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브라질, 영국, 독일, 프랑스 등 60개국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QR코드 기능이 적용되면 애플페이의 한국 도입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근거리무선통신(NFC)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사용해 가맹점에 관련 단말기가 있어야만 결제를 할 수 있다.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채택해 일반 마그네틱 단말기에서 동작하는 삼성페이와 다른 점이다.
국내 카드가맹점의 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보급률은 1%대에 불과하다. 애플페이가 도입돼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진다.
더구나 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는 대당 10만 원 수준으로 100만 개 단말기를 보급하는 데 1천억 원대 비용이 든다.
하지만 QR코드 방식을 사용하면 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이미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시스템들이 QR코드 방식으로 결제를 하고 있어 사용자와 사업주 모두 익숙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애플페이 도입을 기대해 온 한국 아이폰 사용자를 설레게 하는 일은 또 있다.
3일부터 애플페이 가맹국가 지역에서만 활성되는 애플페이 설정이 한국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직 카드 등록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애플페이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애플 관련 카페와 커뮤니티 등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향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애플페이가 한국에 도입되려면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바로 카드수수료 문제다.
비슷한 서비스인 삼성페이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애플은 카드사로부터 0.03~0.15%의 애플페이 결제수수료를 받는다.
더욱이 애플은 한국 카드사와 협상에서 다른 국가에서 적용한 것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의 시각차가 커 한국에서 선뜻 애플과 손잡으려는 카드사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다만 애플이 QR코드로 결제방식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카드사와 협상에 나설 여지는 있다. 특정 카드회사와 단독으로 계약하는 방식으로 수수료율을 타협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에 시선이 몰린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독점계약하는 등 제휴사업의 강자로 꼽힌다. 현대카드가 5월 제로카드를 단종하면서 그 빈자리를 애플페이에 기반한 애플카드로 채울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이런 시선을 물리쳤다. 제로카드는 제로카드 에디션2로 재출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