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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일감몰아주기 벗기 아직 갈 길 멀어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  2020-07-07 17: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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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해상운송사업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 물량비중이 최근 몇 년 동안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김 사장은 비계열사와 비자동차 물류 일감을 확대하기 위한 싸움을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

7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최근 폴크스바겐그룹과 맺은 5년(기본 3년+연장옵션 2년) 간 해상운송사업 계약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물량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계약에 따라 폴크스바겐그룹이 유럽에서 생산하는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의 중국 해상 수출 물량을 5년 동안 책임진다.

통상적으로 완성차업체와 선사 사이 주요 해상운송 계약은 2년 내외 단기로 이뤄지는데 이번 계약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5년 장기 계약으로 맺어졌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해운사업 진출 이래 자동차 운반선대를 꾸준히 확대해 90여 척의 선단을 꾸리고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신뢰를 확보했다”며 “폴크스바겐그룹과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완성차 해운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계약으로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서 계열사 물량비중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서 계열사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60% 수준에서 2017년 58%, 2018년 56%를 거쳐 지난해 47%까지 떨어졌다.

해상운송사업은 김 사장이 2018년 3월 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취임한 뒤 힘을 싣고 있는 사업이다.

폴크스바겐그룹과 계약은 현대글로비스가 2008년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에 진출한 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맺은 가장 큰 계약으로 김 사장은 이번 성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만 해양운송사업의 잇단 성과에도 최근 들어 현대글로비스의 전체 계열사 물량 비중이 줄지 않고 있는 점은 고민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전체 매출에서 국내 계열사 사이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49.5%에서 2016년 20.6%로 크게 줄었는데 2017년 뒤로는 정체하고 있다. 2019년 국내 계열사 사이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비중은 21.6%로 2017년 20.7%, 2018년 21.2%과 비교해 오히려 더 늘었다.

해상운송사업에서 계열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게 낮아졌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해상운송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크게 육상을 이용하는 물류부문, 자동차부품 등을 납품받아 공급하는 유통부문, 해상을 이용하는 해상부문으로 사업이 나뉘는데 해상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 그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8년과 2019년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크게 회복한 점도 계열사 매출 비중을 줄이는데 어려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외 계열사까지 합치면 계열사 내부거래 매출비중이 67%에 이르러 현대차와 기아차 물량이 빠르게 늘면 비계열사 매출비중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회사로 지목돼 과거부터 지속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김 사장 역시 이런 이유로 취임 때부터 계열사 물량비중 낮추기를 주요 과제로 추진했던 만큼 현재 해상운송사업의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

법무부가 최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입법 발의한 점은 김 사장이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는 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을 수 있는 상장사의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기존 30%에서 20%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재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를 장악한 만큼 공정거래법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정 수석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 29.99%를 보유해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아니지만 공정거래법이 통과되면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 독일 브레머하펜 항에 기항 중인 '글로비스 크라운' 호.

현재 공정거래법은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일정 기준을 넘고 전체 매출에서 계열사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12% 이상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으로 보는데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내부거래 비중이 20%를 넘는다.

김 사장은 이에따라 해상운송사업 확대와 함께 비자동차 물류사업, 중고차사업 강화 등을 통해 계열사 매출 비중을 낮추는 싸움을 지속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5월 비자동차 물류부문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설립한 중국 칭다오 농수산식품 물류센터의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중국 중고차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창지우그룹과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지속 협의하고 있다.

김 사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CEO메시지를 통해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창사 이래 매년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비계열사업을 집중 육성해 명실공히 세계적 종합물류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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