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국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중국사업총괄 사장이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발맞춰 쏘나타와 아반떼 등 주력 차종의 신차들을 줄줄이 내놓아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7일 현대차 중국법인에 따르면 7월 안으로 중국에서 새 쏘나타 판매를 시작한다.
▲ 이광국 현대기아자동차 중국사업총괄 사장.
현대차가 2019년 3월 국내 출시한 쏘나타와 외관은 거의 흡사하지만 중국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해 길이를 다소 늘리고 옵션 등도 크게 손본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는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특히 가격정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할 신차 쏘나타의 가격을 시작 가격을 기준으로 2800만 원 수준에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자동차가 휠베이스와 배기량 등에 따라 모두 5가지로 분류되는데 현대차의 새 쏘나타는 B급(중형차)에 속하면서도 같은 급의 경쟁차와 비교해 가격이 500만 원가량 낮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시작으로 아반떼(중국이름 엘란트라),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형 차종 '미스트라' 등의 새 모델도 내놓으며 세단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쏘나타는 현대차가 2002년 중국에 진출한 뒤 처음 내놓은 모델로 상징성이 작지 않은 데다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높은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다. 아반떼는 2020년 1분기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현대차 중국 판매량의 21%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모델이다.
주력 차종인 세단 뿐 아니라 SUV 차종도 내놓는다.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형 다목적차량을 내놓을 예정인데 중국 전략형 SUV ix35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을 출시한다. 라페스타 전기차 모델도 올해 안으로 선보인다.
기아차도 하반기 주력세단 K5를 중국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사장은 세단과 SUV 라인업을 갖추고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서 하반기 판매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찾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내놓은 '중국의 6대 정책방향과 시사점’이라는 자료에서 “하반기에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과 수요 창출 등 내수 확대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우리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자동차,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관련 품목의 전략적 수출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사장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하반기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안정적 판매실적을 내는 쏘나타, 아반떼 등 주력차종의 새 모델을 내놓으면 판매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다행히 중국시장에서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자동차 판매량은 최근 회복세로 돌아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5월 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 5월보다 7% 증가했는데 이는 2018년 6월 이후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사장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018년 6월 권역본부체제를 구축하고 지역별 책임자에게 신차 출시나 판매전략 등의 운영결정권을 맡기고 있는 만큼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이 사장의 책임감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최동우 전 유럽권역본부장을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사실상 이 사장에게 추진력까지 더해줬다. 이 사장은 2019년 10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국내사업본부에서 중국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7년 사드보복 직격탄을 맞은 뒤 부진한 판매 흐름을 이어왔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중국승용차연석회의가 집계하는 상위 브랜드 순위 15위 안에 꼬박 들었는데 올해 들어 점차 순위가 밀리더니 5월에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판매량도 크게 줄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19년 1~5월 21만7천 대에서 2020년 1~5월 13만7천 대로 58% 감소했다. 기아차 중국 판매량은 같은 기간 무려 102%나 뒷걸음질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