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가 신용카드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면서 1위 신한카드와 시장 점유율 격차도 갈수록 좁혀가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신용카드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을 막고 선두를 지키기 위해 신용카드를 처음 이용하는 젊은 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1분기에 개인과 법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종합한 카드시장 점유율에서 22.1%로 1위를 지켰다.
삼성카드가 17.7%, KB국민카드가 16.8%, 현대카드가 16.1%로 뒤를 이으며 주요 카드사들 사이 근소한 시장 점유율 차이로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시장 점유율 변화를 보면 이런 흐름이 뚜렷하다.
KB국민카드는 2017년 1분기까지 점유율이 14.1%에 그쳤지만 꾸준히 점유율을 늘렸고 현대카드도 같은 기간 점유율을 14.8%에서 끌어올리며 선두기업과 차이를 좁혀왔다.
반면 신한카드는 시장 점유율이 2017년 1분기 23.6%, 삼성카드는 19%에 이르렀는데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에 추격을 허용하며 점유율을 점차 빼앗기고 있다.
카드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신한카드가 2007년 이래로 계속 지켜왔던 1위 자리를 수성하는 일도 낙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임영진 사장은 신한카드가 올해부터 카드사업 한계를 넘어 종합금융사로 도약하도록 변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두고 데이터 분석과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본업인 신용카드업이 시장 경쟁력을 잃고 경쟁사에 추격을 허용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신사업에도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한카드가 추진하는 데이터와 간편결제, 자산관리와 렌털 등 신사업이 대부분 신용카드 사용자 기반과 결제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가능한 많은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최근 이런 상황에 대응해 신용카드를 처음 이용하는 가입자 비중이 높은 20대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과 상품 개발을 강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카드업황 부진과 금융당국 규제 강화로 마케팅비를 크게 늘리기 쉽지 않은 만큼 점유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다른 카드사에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젊은 고객층은 상품을 온라인으로 직접 검색하고 신청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마케팅과 영업비용 절감 등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소비에 익숙한 20대 고객이 비대면경제 활성화에 맞춰 가장 중요한 고객층으로 떠올랐고 신한카드의 간편결제 등 온라인 연계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신한카드는 최근 실물카드 없이 온라인결제와 간편결제만 이용할 수 있는 '디클럽'과 '예이' 등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카드를 잇따라 내놓고 20대 고객 전용 새 브랜드 '헤이영'도 선보였다.
특히 디클럽카드는 기존에 신용카드 사용경험이 없는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젊은 고객층을 위해 온라인콘텐츠 할인 등 혜택을 더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임 사장은 비대면경제와 구독경제 등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행태에 맞춰 신한카드 상품 개발에도 이런 시장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차별화된 장점을 더 앞세우는 전략으로 고객 확보와 실적 증가에 성과를 보고 있는 만큼 신한카드도 이들의 추격을 방어할 수 있는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셈이다.
KB국민카드는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한 전략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법인신용판매 금액을 지난해 1분기보다 8%, 2017년 1분기와 비교하면 약 18% 늘리는 성과를 봤다.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이마트와 코스트코, 이베이코리아와 대한항공 등에 손잡고 내놓은 상업자표시(PLCC) 신용카드가 개인고객 기반을 크게 늘리는 데 주효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는 가입자 증가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고객이 제휴사 혜택을 받기 위해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도 나타나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이런 전략이 20대 고객층을 주로 겨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신한카드에 긍정적이다.
임 사장이 젊은 고객을 노린 신한카드 마케팅전략 변화로 성과를 거둔다면 차별화된 고객기반을 확보해 경쟁사 추격을 방어하고 점유율을 지켜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