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0-06-15 15: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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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OE가 모바일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는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BOE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주력 스마트폰용 패널을 공급하려 했지만 두 회사가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맞추지 못했다.
▲ 애플 아이폰12 예상 이미지.
BOE의 맹추격을 받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15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BOE는 하반기에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12 초도 물량에 올레드패널을 납품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BOE가 애플의 올레드패널 공급사가 되길 기대했지만 품질테스트에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BOE가 패널 납품에 실패하면서 당장 LG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12 시리즈 4개 모델 중 아이폰12맥스 1개 모델에 LG디스플레이와 BOE가 함께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BOE가 배제되면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2맥스에 올레드 패널을 독점 공급할 수 있다. 나머지 3개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만 사용하기 때문에 'BOE 탈락'의 영향은 없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아이폰11 시리즈를 통해 BOE보다 먼저 애플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레드 전환전략에 따라 애플 내 올레드패널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BOE가 껄끄러운 경쟁자로 등장했는데 BOE가 기술력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경쟁우위를 점하게 됐다.
BOE의 올레드패널은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에서도 퇴짜를 맞았다. 삼성전자가 BOE에 2021년 출시할 갤럭시S21용 올레드 패널 견적을 의뢰하면서 품질테스트가 진행됐으나 통과하지 못했다.
IT매체 GSM아레나는 “삼성전자가 BOE 패널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주력 스마트폰의 패널 공급까지 BOE에 넘어가게 되면 타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BOE와 함께 삼성전자 품질 테스트를 거친 차이나스타 역시 합격하지 못해 당분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동행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한시름을 놓았을 뿐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BOE가 모바일 플렉시블 올레드 양산을 본격화한 지 3년도 안 돼 한국 기업과 견줄 만큼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 외에도 BOE의 올레드패널을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모토로라의 폴더블폰 레이저가 BOE 폴더블 올레드패널을 사용했고 LG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V60씽큐와 LG벨벳도 LG디스플레이가 아닌 BOE 올레드패널을 사용했다.
BOE에게 마지막 남은 고지는 사실상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