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이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화에 힘입어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직접 이끄는 등 디지털 전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정보통신(IT)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FIS의 역할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우리FIS는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화 전략과 각 계열사 디지털화에서 시스템구축 등 역할이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디지털화 중요성이 더 커져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FIS가 그룹 내 전산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어 역할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FIS는 소프트웨어개발과 시스템관리 등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는 정보통신 전문기업으로 우리금융그룹 내 대부분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FIS는 수익을 놓고 보면 우리금융그룹에서 존재감이 미비하다. 우리FIS는 2018년 순이익 28억 원, 2019년 순이익 31억 원을 냈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그룹 차원의 우선 과제로 진행되면서 우리FIS 역할이 더 커지게 됐다.
손 회장은 5월15일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하며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바람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넥스트 노멀(새 표준)이 됐다”며 “지금이 디지털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에 더해 우리FIS에 그룹 공동 클라우드(가상 데이터 저장소)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내 줄 것을 주문했다.
우리FIS는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운영, 정보보안 등 디지털화와 관련한 대부분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정보통신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강점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손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핀테크와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는데 우리FIS가 핀테크협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 작업 등을 함께 진행하면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FIS는 앞서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에 사내 벤쳐팀을 배출하는 등 핀테크분야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FIS는 외형적으로도 그룹 내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인력 규모면에서 896명으로 우리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코로나19 이후 우리은행 공개채용을 하반기로 미루는 등 인력 충원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지만 우리FIS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FIS가 우리금융그룹 내 입지가 커질수록 이 사장으로서는 존재감을 키울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2019년 우리FIS 대표에 오른 뒤 전산시스템 안정화 등에서 성과를 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FIS는 2018년까지만 해도 전산시스템 오류가 자주 발생하곤 했다.
2018년 5월 우리은행은 우리FIS가 관리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전산오류가 발생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 사장이 우리FIS를 맡은 뒤 전산장애 발생율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5월 우리은행은 출범한 뒤 18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전산장애 0건을 달성했다. 2020년 2월에는 연속 90일 동안 전산시스템 장애건수 0건을 보였다.
이 사장은 이런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1월 진행된 우리은행장 최종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사장은 1961년 태어나 강경상업고등학교,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를 졸업했다.
우리은행 연금신탁사업단 상무,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국내부문 겸 개인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2019년부터 우리FIS를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