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20-04-13 14: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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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판매채널 다각화 및 비용 효율화를 위해 공을 들인 가정간편식(HMR) 온라인 판매채널을 통해 코로나19 확산기에 매출 증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동안 신선도 등을 이유로 가정간편식에 큰 관심이 없던 소비자들도 새로운 고객층으로 들어오면서 단기적 매출 증가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월에 가정간편식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학 연기,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외식 비중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수, 라면 뿐 아니라 가정간편식(HMR)을 온라인으로 찾는 수요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1월 말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에 온라인 구매비율은 39.3%였는데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한 2월23일 이후 온라인 구매비율은 44.2%로 4.9%포인트 늘었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시장 점유율 1위에도 만족하지 않고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였는데 코로나19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가정간편식 전문몰 ‘CJ더마켓’을 선보이고 밀키트 브랜드 ‘쿡킷’의 전용 모바일앱을 내놓았다. 밀키트는 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양념 2~3인분이 포장된 제품으로 가정간편식의 한 종류다.
자체 판매채널뿐 아니라 온라인 오픈마켓에 입정하기 위해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온라인 유통MD를 초청해 신제품을 소개하는 'CJ 언팩트 2019'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올해 2~3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 온라인 매출 급증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CJ더마켓’에서 즉석밥‧비비고 국탕류‧냉동만두 등 가정간편식 매출은 2월24일부터 3월1일까지 1년 전보다 84% 급증했으며 3월에는 24% 증가했다.
밀키트 브랜드 ‘쿡킷’ 매출도 평소보다 20% 가량 늘었으며 햇반도 평소보다 출고량이 2.5배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이 만두, 죽, 김 등에 이어 주력 가정간편식 제품으로 밀고 있는 생선구이 가정간편식도 2월에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매출이 2배가량 증가했다.
2월 CJ제일제당의 전체 가정간편식(HMR) 관련 온라인채널 매출은 지난해 2월보다 75% 급증했다.
신선도 등을 이유로 그동안 가정간편식을 이용하지 않던 새 소비자들이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기존에 CJ제일제당이 주력하던 제품들의 온라인 매출이 뛴 만큼 추가 개발비용이나 새로운 마케팅 비용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으로선 온라인채널 비중이 확대될수록 비용부담도 한결 덜어낼 수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되면서 소비 위축 우려에 고꾸라졌던 CJ제일제당 주가도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주가는 3월19일 14만8천 원까지 떨어졌지만 그 뒤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10일 종가기준 23만1500원까지 올라 한 달여 만에 56.4%가 올랐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줄고 B2B(기업 사이 거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가정간편식(HMR)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면서 B2B 매출 감소분을 메우고도 충분할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상반기에 조미료, 장류 등의 B2B 매출은 외식수요 위축에 따라 줄어들겠지만 가정간편식 수요의 구조적 성장 및 이에 따른 가동률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동시에 비효율 SKU(재고유지단위) 축소, 가격 정상화, 마케팅 효율화 등의 비용 효율화기조도 동반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