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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주가] 신차 없는 쌍용차 주가 내리막, 예병태 버티기 악전고투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0-01-15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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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병태, 쌍용차 부분변경모델만으로 2020년 버틸 수 있나 

“신차 없는 자동차회사는 죽을 수밖에 없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신차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다. 

2019년 1월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차에 신차 개발비 500억 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더해 쌍용차는 평택공장을 담보로 KDB산업은행으로부터 1천억 원을 대출받았다.

예 사장은 쌍용차의 없는 살림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1년에는 전기차(EV)를 꼭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당장 2020년에는 기존 차량들의 부분변경모델과 연식변경모델를 내놔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다.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짚어낸다면 부분변경모델이나 연식변경모델로도 신차 못지 않은 파급력을 낼 수도 있다. 쌍용차는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의 롱바디모델(기존모델보다 전장길이를 늘린 모델) 렉스턴스포츠칸으로 판매성과를 낸 적도 있다.

과연 예 사장은 2020년 티볼리, 코란도,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단 4개 차종만으로도 신차 없는 흥행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 최대주주 마힌드라앤마힌드라 행보에도 주목

쌍용차는 2019년 1분기 렉스턴스포츠칸과 코란도 등 신차 2종의 흥행에 힘입어 무려 16년 만에 국내 판매에서 새 기록을 썼다. 

예 사장에게도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이끌 최적의 분위기가 꾸려지는 듯했지만 2분기와 3분기 쌍용차의 영업적자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2019년 2분기와 3분기 영업적자폭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4%, 380% 늘어났다. 

이 때문에 쌍용차가 자력으로 과연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시장의 우려도 커지게 됐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2019년 초 쌍용차에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1월 3800원대이던 주가는 2월 5천 원대로 올라섰다. 최대주주의 자금 투입을 발판 삼아 쌍용차가 회생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추가적 자금 투입은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포드가 세운 합작사에 쌍용차가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 합류하면 쌍용차는 신차 개발 부담을 덜 수 있다.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사장 겸 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인도의 금융전문매체 ‘머니컨트롤(moneycontrol)’과 만나 “합작회사 제품이 쌍용차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세 가지 제품을 개발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직접 쌍용차와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예 사장은 마힌드라앤마힌드라로부터 높은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직접 설득에 나설 수도 있다.

◆ 예병태 취임 뒤 쌍용차 주가는 내리막

예 사장이 쌍용차를 맡은 뒤 쌍용차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쌍용차 주가는 2019년 4월19일 5338원을 최고점으로 찍은 뒤 2019년 12월11일 1800원까지 떨어졌다.

‘해외 경험을 앞세워 쌍용차를 되살릴 것’이라는 예 사장을 향한 시장의 기대와 달리 수출실적 개선은 더디고 쌍용차의 영업적자폭은 오히려 더 확대됐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2019년 3분기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11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쌍용차는 신차 개발비 등 지출은 늘어난 반면 경쟁차의 잇딴 등장으로 기대 이하의 판매실적을 내고 있다.
 
소형SUV시장 강자로 통하던 티볼리는 기아차가 2019년 6월에 내놓은 셀토스에 밀리고 있고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 브랜드도 한국GM 쉐보레의 콜로라도의 등장에 기세가 꺾였다.

쌍용차가 SUV 명가 자부심을 내걸고 2019년 3월 출시한 ‘코란도’는 준중형SUV 인기 침체로 이름값에 걸맞은 판매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 예병태, 현대차에서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예 사장의 해외경험을 높이 사 그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예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에 36여 년 동안 몸담으며 풍부한 해외경험을 쌓았다. 
 
특히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장을 맡은 때에는 판매증가를 이끌기도 했다. 이때 기아차의 유럽시장 판매량은 2012년 29만5천대에서 2013년 33만8천대로 14.5% 늘었다. 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도 2.2%에서 2.7%로 증가했다. 

쌍용차의 2019년 내수실적은 11월까지 누적판매량 기준 3위로 양호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양강체제로 굳어진 국내 자동차시장 환경에서도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수출실적을 더하면 순위는 단번에 꼴찌로 떨어진다.

예 사장은 유럽시장을 새 수출거점으로 점찍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2019년 1~11월 수출실적은 2만5097대로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3% 감소했다. 
 
예 사장은 수출 확대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 예병태, 권위 내세우지 않고 소탈 

예 사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하다는 평을 듣는다. 

예 사장은 2019년 4월 대표이사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찾아 팀장, 과장 및 차장, 현장감독자 등 직급별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예 사장은 무엇보다도 노사가 힘을 모아야지만 어려운 시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수평적 분위기 속에서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려 힘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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