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11월 말부터 미국에서 8세대 쏘나타의 판매에 들어간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홈페이지> |
현대자동차가 ‘스마트 디바이스’라는 점을 강조해온 8세대 쏘나타의 미국 판매를 곧 시작한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단의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만큼 새 쏘나타가 현대차의 점유율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현대차 미국 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서부시각 기준으로 5일 오전 8시부터 미국 홈페이지에 마련할 별도의 쇼룸라이브 채널을 통해 쏘나타의 미리보기 및 간접체험 영상을 제공한다.
이에 앞서 1일부터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새 쏘나타의 생산을 시작했다. 소매판매는 11월 말부터 진행된다.
현대차 미국 법인의 남부지역 책임자인 스티브 플러드는 1일 “새 쏘나타의 생산을 시작하는 당일 마이애미 국제오토쇼에서 완전히 새로운 쏘나타를 데뷔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쏘나타의 미국시장 출시를 알렸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그랬듯이 8세대 쏘나타가 ‘단순한 차’가 아니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흥행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새 쏘나타에 자체개발한 디지털키 기능을 최초로 적용했다. 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키(스마트키)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만으로 차량의 출입과 시동이 가능하도록 한 기능이다.
빌트인캠과 카투홈(사물인터넷 기능을 통해 차에서 집안의 기기를 제어),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 시스템 등 최첨단 사양이 총망라됐다.
현대차는 이런 쏘나타의 특장점을 앞세워 국내 출시 이후 쏘나타를 ‘스마트 디바이스’라고 불러왔다.
현대차는 미국법인 홈페이지에도 새 쏘나타를 ‘스마트폰과 지능형 자동차의 매끄러운(Seamless) 조화'를 구현했다며 △NFC 디지털키 △블루링크를 통한 커넥티드카 서비스 △무선충전 △12.3인치 클러스터와 10.25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을 주요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가 현대차의 미국 판매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차량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대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끌어올린 만큼 앞으로도 쏘나타가 미국 판매 상승세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쏘나타는 지난해 10만5118대 판매되며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투싼, 싼타페에 이어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후퇴했으나 여전히 판매량 4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해 미국과 캐나다 등에 판매할 북미형 '2020 쏘나타'. |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합산 판매 점유율은 1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며 “노후화한 세단 모델의 교체주기가 곧 시작돼 (이러한) 점유율 개선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쏘나타와 같은 세단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쏘나타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 연속으로 현대차의 미국 라인업 가운데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3년 엘란트라에 이은 2위로 떨어진데 이어 2017년 3위, 지난해 4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전성기였던 2012년에는 한 해 동안 23만 대가 넘게 팔렸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이와 비교해 54.4% 빠졌다.
쏘나타는 현대차의 미국 진출 역사에서 상징적 존재다.
현대차는 1986년 1월 소형차 엑셀의 수출로 미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시장에서 현대차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쏘나타였다.
1988년 12월 시장에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뛰어난 '가성비'로 판매 호조를 보였다. 품질 문제 등으로 한때 고전하기도 했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에 힘입어 다시 판매량을 늘려 2015년까지 250만 대 이상 팔리며 당시 현대차 미국내 최다 판매 모델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엘란트라(국내 모델명 아반떼)의 뒤를 이어 누적 판매량 2위로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 누적 판매 301만 대가량을 자랑하는 스테디셀링 차량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