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SK이노베이션 벌여놓은 일 많은 김준, 어떻게 수확할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0-23 15: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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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이 대표이사를 연임할까?

23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인데 올해 12월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된다.
 
[오늘Who] SK이노베이션 벌여놓은 일 많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39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준</a>, 어떻게 수확할까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김 사장이 대표이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김 사장이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어 '전장에 나간 장수'를 쉽사리 교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애초 LG화학이 미국에서 배터리기술 탈취를 들어 SK이노베이션 미국 법인의 영업을 막기 위해 낸 소송에서 시작된 것인데 갈수록 전장이 넓어지고 있다.

22일 SK이노베이션은 과거 2014년 LG화학과 다퉜던 배터리 분리막 소송과 관련해 LG화학이 10년 동안 국내·외에서 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던 합의를 깨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시작된 소송전이 국내로 번진 만큼 다른 주요시장인 유럽에서도 소송전이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만약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에서 진다면 그 여파는 현재 1공장과 2공장을 함께 짓고 있는 유럽이나 아직 시장이 개방되지 않은 중국에서의 사업까지 미칠 수 있다.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임기 동안 전기차 배터리공장의 신·증설이나 연구개발 등 사업 육성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 금액이 5조 원에 이른다.

이런 막대한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문제를 다음 대표이사가 해결하도록 하는 것보다 사업을 추진한 김 사장이 끝까지 맡도록 하는 것이 SK그룹 차원에서도 합리적 결정일 수 있다.

김 사장이 SK에너지의 탈황설비와 SK종합화학의 포장재사업 등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자체사업뿐만 아니라 자회사의 경영전략까지 깊게 관여하는 자리이다 보니 자회사의 성과도 연임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사장을 ‘총괄사장’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에너지는 2020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탈황설비를 짓고 있다.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 황함량규제를 실시하면 SK이노베이션이 탈황설비를 통해 연 2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본다.

SK종합화학은 기초유화부문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화학소재부문에서 고부가사업으로 각광받는 포장재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2017년 미국 다우케미칼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사업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을 인수했고 앞서 14일에는 프랑스 아르케마의 폴리머사업을 인수하는 결정도 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정유 및 석유화학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김 사장이 내놓은 두 투자전략은 SK이노베이션이 불황을 극복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사장은 1961년 태어나 만 58세다. 1963년 태어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과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 1965년 태어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보다는 나이가 많다.

그러나 구자영 SK 상임고문이 지난 2014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을 때는 만 67세였으며 김 사장의 전임인 정철길 SK이노베이션 고문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을 때는 만 63세였다. 김 사장이 한 차례 더 연임한 뒤 임기를 마쳐도 두 전임자가 퇴임했을 때보다 나이가 적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준 사장의 주요사업에 적극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여준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울산의 탈황설비 건설현장을 직접 찾아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서 환경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탈황설비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터리사업과 관련해서도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SK의 밤(SK Night)’ 행사에서 5조6천억 원에 이르는 추가 투자를 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김 사장이 이에 발맞춰 올해 헝가리와 중국에 모두 1조5천억 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새로 짓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김 사장의 연임과 관련한 변수는 있다. LG화학과 벌이고 있는 '배터리 소송전'이다.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이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와 관련해서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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