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업계가 중국의 판호 발급중단 문제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돌파구 찾기를 적극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유료 아이템 판매 등의 게임수익 활동을 벌이려면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의 판호를 받아야 한다. 해외 게임사는 외자판호, 중국 게임사는 내자판호를 받는다.
한국 게임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갈등이 불거진 뒤 2017년 3월부터 판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4월에 발급한 외자판호에도 한국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017년 매출 기준 33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한국 게임사들도 2017년 기준으로 전체 수출액의 57.6%를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냈다.
그러나 한국 게임이 2년 이상 판호를 받지 못하면서 게임사들의 수익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수출원을 다변화하기 힘든 중소·중견 게임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도 중국에서 기존에 서비스하던 게임 매출이 차츰 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작 발매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고려해 박 장관은 중국의 판호 발급이 재개될 계기를 만드는 데 힘써왔다. 5월 게임업계 간담회에서도 중국 판호 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게임업계 관계자는 “박 장관이 판호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게임사의 애로사항을 중국 측에 적극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한국 게임을 대상으로 외자판호 발급을 재개할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8월 초 중국음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출판업무위원회와 ‘한국-중국 게임 저작권교류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한국과 중국의 게임 법률과 정책에 관련된 교류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중국의 한국 게임을 향한 폐쇄적 정책기류가 바뀔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박 장관이 중국 측에 판호 발급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더라도 당장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판호 문제의 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공산당 안에서 관련된 의견이 모아지기 전까지는 발급 재개 여부를 쉽게 결정하기 힘들다.
문체부 관계자도 “한국과 중국 실무자들이 만날 때마다 판호 발급에 관련된 의견을 계속 전하고 있다”면서도 “판호는 중국 게임에도 적용되는 규제인 만큼 손쓰기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 공산당이 판호 정책을 주도하는 점을 고려하면 박 장관이 중국 정부와 접촉을 통해 판호 발급을 바로 끌어내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중국에 관련 문제를 계속 제기해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점은 긍정적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