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이사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금융 토스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 인수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할 재무적투자자를 알아보고 있다.
전자결제는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기 어려운 규모가 작은 온라인 쇼핑몰 등을 대신해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와 지불을 대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국내 전자결제시장은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가 7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구조를 갖추고 있다. LG유플러스는 KG이니시스의 뒤를 잇는 2위 사업자다.
이 대표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함께 인수할 재무적투자자를 알아보고 있는 이유로는 예상 매각가가 너무 높다는 점이 꼽힌다.
LG유플러스가 원하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매각 희망가는 4천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승계, 핵심고객인 네이버 이탈 등 가격이 떨어질 요인도 있지만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하면 3천억 원 아래로 인수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투자은행업계에서 우세하다.
토스가 감당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큰 금액으로 여겨진다. 토스는 2015년부터 적자 규모가 꾸준히 커져 지난해 영업손실 445억 원을 낸 데다 매출규모가 아직 550억 원가량에 불과하다.
이 대표에게 다행인 것은 재무적투자자들이 토스와 손잡고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전자결제는 재무적투자자가 전산 운영인력 확보와 서버 이전 등을 맡아 줄 전략적투자자 없이 단독 인수하면 당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하려는 재무적투자자들도 전략적투자자와 협력이 필요한 셈이다.
6일 열린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예비입찰에는 토스와 글로벌 결제서비스 회사들 2~3곳이 전략적투자자로,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국내 사모펀드 2~3곳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협력이 이뤄진다면 국내 사업 이해도와 기술력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토스가 재무적투자자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재무적투자자와 함께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온라인 결제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는 전자결제사업부를 따로 두지 않고 있다. 4월 내놓은 ‘토스카드’의 온라인결제는 BC카드 결제망을 활용하고 있다.
토스는 BC카드에 결제망 이용료로 매출의 0.7%가량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카드의 누적 결제액이 출시된 4월부터 7월 말까지 3200억 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살피면 22억 원이 넘는 돈을 약 3개월 만에 BC카드에 수수료로 지급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토스카드 발급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토스가 BC카드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의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대표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당장 수수료 지출을 막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결제망을 활용한 사업을 통해 토스의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 대표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핀테크회사가 이룬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5월 핀테크위크에 참가해 “핀테크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토스가 처음 소개했고 이를 통해 후발주자를 위한 환경을 만드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핀테크사업에 뛰어든 이후로 핀테크업계의 선구자의 길을 걸어왔다. 핀테크업계의 인수합병 분야에서도 이 대표가 핀테크 선구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