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이사가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를 세우기 위해 어떤 방안을 선택할지 시선이 몰린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의 약점으로 지적된 자본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투자자를 주주로 구하는 대신 자본금 규모를 크게 줄일 수도 있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7일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토스뱅크가 자본금을 기존 계획보다 크게 줄여 하반기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한다면 예비인가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토스뱅크의 자본금을 크게 줄이는 선택을 한다면 전략적투자자를 당장 새 주주로 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대표는 기존에 1천억 원의 자본금으로 토스뱅크를 출범한 뒤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지원을 받아 2500억 원까지 자본금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이 계획을 실행하려면 재무적투자자인 글로벌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토스뱅크에 투자할 전략적투자자를 구해야 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 자본금인 250억 원 수준에서 토스뱅크 출범이 이뤄진다면 이는 토스만의 역량으로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시선이 많다.
금융위가 혁신금융을 내세우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토스뱅크의 출범규모 자체가 예비인가 승인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다만 자본금을 줄여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인가를 받는다면 토스뱅크의 영업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 이 대표로서 자본금 규모 축소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융위가 토스뱅크의 자본금 축소안을 받아들인다면 전략적투자자 없는 증자규모에 제한을 둘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토스뱅크가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증자를 할 수 있다면 애초에 자본금을 줄이지 않고 시작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자본금을 최소 수준으로 줄인다면 금융위의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금융위는 토스뱅크가 전략적투자자 없이 자본금 규모를 크게 확대할 수 없다는 단서를 인가조건으로 내세울 수도 있으며 그 규모는 1천억 원 안팎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가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를 토스뱅크의 성장모델로 정하긴 했지만 1천억 원가량의 자본금으로는 이마저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1기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4800억 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도 정상적 대출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자본금을 줄여 토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얻은 뒤 시간을 두고 전략적 투자자를 찾을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이 대표는 하반기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재신청을 앞두고 토스뱅크의 적합한 전략적투자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소외계층이나 신용 중간층의 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챌린저뱅크의 사업모델이 유럽 등에서도 아직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이 대표가 사업에 강한 주관을 지니고 있어 토스뱅크 은행 운영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미래를 두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