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화물창 기술이 검증대에 올랐다.
삼성중공업은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개발한 LNG화물창 기술(KC-1)과 독자개발한 기술(KCS)를 보유하고 있는데 KC-1기술이 적용된 2척의 LNG운반선 외벽에 이슬이 맺히는 현상이 생겨 원인 분석에 나섰다.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화물창 기술은 선박이 운송하는 LNG의 기화율을 낮춰 운송 과정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24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KC-1기술을 적용해 건조한 LNG운반선 SK세리니티와 SK스피카의 구조 변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두 선박의 LNG화물창 외벽에 이슬이 맺히는 ‘콜드스팟’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물창의 외벽과 내벽 사이의 틈새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선박들은 삼성중공업이 2018년 2월과 3월 1척씩 SK해운에 인도했다.
그러나 이슬맺힘 현상이 나타나 같은 해 11월부터 삼성중공업이 다시 손을 보고 있다. 이르면 2019년 7월에 재인도된다.
삼성중공업은 이슬맺힘 현상과 화물창 기술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애초 두 선박은 LNG 운송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SK해운의 요청에 따라 콜드스팟 해결을 위한 구조 변경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미 작업이 대부분 끝난 것으로 알고 있으며 2개월 동안 테스트기간을 거치면 선박을 재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주장대로 구조 변경을 통해 이슬맺힘 현상을 막을 수 있다면 화물창 기술의 완성도를 문제삼는 목소리는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다시 인도된 선박에서 같은 현상이 생기면 자체 화물창 기술을 앞세워 수주 가격을 낮춤으로써 LNG운반선 수주 확대를 노리기는 어려워진다.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선박회사들도 삼성중공업이 구조 변경만으로 이슬맺힘 현상을 해결해 화물창 기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화물창 기술의 완성도를 입증해 LNG운반선에 적용한다면 선박회사들이 삼성중공업에 기존 선박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LNG운반선을 발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NG운반선의 화물창에는 대부분 프랑스 GTT(Gaztransport & Technigaz)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GTT는 선박 1척당 1천만 달러의 기술 로열티를 떼 가고 있는데 선박회사들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4월 LNG운반선 1척의 건조가격은 1억85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GTT에 지급되는 기술 로열티가 선박가격의 5.4%에 이른다.
LNG운반선의 화물창 기술은 GTT가 관련 특허의 80%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지금까지 선박회사들은 GTT의 기술을 선호해 왔다.
LNG선 전문매체인 LNG월드쉬핑은 선박회사들이 삼성중공업에 KC-1기술보다 제작단가가 낮은 KCS기술을 적용한 선박의 건조도 요청해 LNG운반선 건조가격을 더 낮추려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KCS기술의 기화율은 GTT의 가장 최신 기술인 마크V와 같은 0.07%로 기술력의 차이는 없다. 화물창 외벽의 두께를 늘리면 기화율은 더 낮아진다.
이는 선박회사들이 GTT의 기술 대신 삼성중공업의 KCS를 선택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발주된 20척 안팎의 LNG운반선 가운데 8척을 수주해 LNG운반선 건조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데 선박 수주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도 더욱 커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