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숫자만 9억 명, ‘세계 최대 선거’로 불리는 인도 총선이 막을 올린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재집권 여부가 현대건설기계 인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는 모디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정책에 따라 인도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9년 인도 굴삭기시장에 11일 시작한 인도 총선 결과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도성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에도 인도 굴삭기시장이 고성장을 이어가려면 모디 총리의 연임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며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이 정권을 잡으면 농업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며 관련 예산을 늘리는 등 기존 인프라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디 정부는 2018~2019년에 인프라부문에만 정부 예산의 24%(6조 루피, 한화 98조 가량)를 배정하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정권이 바뀌면 기존 인프라사업이 중단되는 등 정책의 방향이 바뀔 위험성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굴삭기시장은 현대건설기계에 중요하다.
현대건설기계는 2018년 인도에서 전체 매출의 11%인 3460억 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는 매출 7706억 원을 거뒀지만 현지업체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상황이 만만치 않다.
반면 인도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는 현지업체인 타타히타치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등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중국보다 인도에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인도 푸네 공장에 생산설비를 늘리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2019년 인도 판매목표를 2018년보다 24% 증가한 5200대로 잡았다. 올해 말까지 푸네 공장 생산능력을 1만 대까지 늘려 2022년에는 연간 9500대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모디 총리가 승리하면 아무래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정부 프로젝트의 연속성이 담보될 것”이라며 “모디 세력의 의석 수가 압도적이라면 신규 인프라정책의 입법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하위계급 출신인 모디 총리는 친기업 성향과 경제통 이미지를 앞세워 2014년 집권에 성공했다.
집권기간에 인도 연간 경제성장률을 7% 안팎으로 끌어올렸지만 빈부격차와 청년 실업률을 심화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하지만 2월 말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에 무력분쟁이 촉발되면서 ‘안보 이슈’로 지지율이 급반등했고 최근 인도 여론조사 결과들도 모디 정권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이번 인도 총선은 4월11일부터 5월19일까지 39일 동안 7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