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로 모바일금융 '토스'를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에 바짝 다가섰다.
이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데 자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부의 강력한 금융 인프라 혁신정책이 추진돼 토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투자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와 신한금융그룹이 함께 구성한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올해 2개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낼 계획을 세웠다.
인터넷전문은행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낸 곳은 토스, 신한금융그룹 등이 포함된 ‘토스뱅크’(가칭)와 키움증권,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 등으로 구성된 ‘키움뱅크’(가칭) 컨소시엄이다.
두 컨소시엄이 모두 정보통신기술에 강점이 있는 회사를 내세우면서도 안정적 주주 구성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업계는 두 컨소시엄이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에게 문제는 자금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례를 볼 때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위해서는 최소 1조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토스가 토스뱅크의 최대주주로 산업자본에게 허용된 34%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3천억~4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그동안 토스를 통해 약 2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지금까지 투자유치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조달이 필요한 셈이다.
이 대표가 이만한 자금을 구할 수 있느냐를 두고 업계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있었지만 정부의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이 나오면서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은 토스처럼 간편결제, 간편이체 등을 취급하는 핀테크 회사들에게 은행 공동결제망을 개방하고 소액 여신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 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토스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간편결제, 간편이체시장에서 약 9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스, 카카오페이 등 은행 공동결제망을 이용하는 핀테크회사들이 연 800억 원을 은행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은행 공동결제망 개방을 통해 이 수수료를 10분의 1로 줄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토스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간편결제회사들에게 후불결제를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이 대표는 소액 여신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토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이 대표가 추가 투자유치를 쉽게 이뤄낼 수도 있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토스는 지난해 말 투자사들로부터 기업가치를 1조3천억 원으로 인정 받았다”며 “정부의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으로 간편결제사업자들이 수혜를 입을 것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토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 900억 원의 투자유치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에 필요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