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당분간 새로운 해외 진출보다 이미 설립한 해외법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베트남 법인과 중국 법인을 중심으로 기존 해외사업을 단단히 만들어 전체 순이익 가운데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비중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사장. |
19일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운 해외법인 설립을 두고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해외법인 설립을 위해서는 시장조사뿐 아니라 국내 및 해외에서 법인 설립 인가를 받고 외국인 투자자 자격을 얻어야 하는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기는 어렵다.
김 사장은 지난해 베트남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운용사 '글로벌X'를 인수하면서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했는데 당분간은 설립한 해외법인들의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법인 가운데 특히 베트남 법인과 중국 법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2월 베트남투자공사와 공동으로 합작법인을 세웠다. 사무소가 아닌 법인을 설립한 것은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다.
최근 들어 베트남이 ‘기회의 땅’으로 꼽히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연달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자 김 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베트남 법인을 빠른 시일 내에 안착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인도 법인을 빠르게 키운 경험을 베트남 법인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의 단기적 실적부진에 연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고 그 결과 인도 법인의 수탁고는 2017년 말 2조4800억 원에서 2018년 말 4조43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중국 법인인 '익재투자자문유한공사'도 본격적으로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11월 중국에서 사모펀드운용사 자격을 얻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기관들과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중국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됐으며 투자자들에게 투자자문도 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아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라며 “1년 뒤 일정 요건을 갖추면 중국의 보험사, 은행 등 기관의 일임운용자격이 주어지는 데 이 자격을 얻어 중국 법인을 더 크게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모펀드시장의 규모는 세계 2위 수준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블랙록 등 초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2017년부터 외국자본의 사모펀드 설립을 허용한 탓에 중국 사모펀드운용사 자격을 얻은 자산운용사들이 아직 많지 않은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금융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법인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해외 투자를 늘리는 것과 같은 방향”이라며 “김 사장은 해외법인들의 수익 비중을 높여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