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를 포함한 한국 배터리업체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중국 배터리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중국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일 "중국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현지 배터리업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지원하는 구매 보조금은 해마다 약 20%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사실상 독점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중국정부가 한국 등 해외 배터리업체의 전기차 배터리에는 보조금을 거의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 보조금이 점차 축소되면서 중국업체들이 자체 경쟁력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장 연구원은 2017년 135개에 이르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가 2018년 90개 정도로 줄었고 향후 20개 안팎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내수시장의 수요를 거의 독점하던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일제히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시장 경쟁이 완화돼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다시 진입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현지 배터리업체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하며 중국에서 고객사를 대부분 잃었는데 보조금 축소와 경쟁 완화로 반사이익을 기대하게 됐다.
장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한국과 일본 배터리업체들의 진입 가능성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자동차기업들이 배터리 수급을 놓고 다양한 검토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완전히 소멸되는 2020년부터 기술력이 앞선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중국 전기차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장 연구원은 삼성SDI를 한국 배터리업체 가운데 최선호주로 꼽으며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2차전지산업 전반에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