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로 대한민국 한 가정이라도 살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유현미 작가가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 첫 대본 리딩에서 한 말이다.
드라마가 대한민국 가정을 살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jtbc에는 큰 힘을 줬다. SKY캐슬로 jtbc는 드라마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자회사 제이콘텐트리의 입지도 동반해 높아졌다.
유 작가는 지상파를 떠나 jtbc로 첫 외유를 했는데 대박을 터뜨리며 명실공히 스타작가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8일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SKY캐슬의 첫 회 시청률은 1.727%로 낮았으나 12일 방영된 16회 시청률은 19.243%까지 대폭 상승했다.
SKY캐슬은 종편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고 tvN의 도깨비(20.509%)에 이어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에 올랐다. 이미 응답하라 1988과 미스터 션샤인 등 비지상파 대표 흥행 드라마를 차례로 넘어섰다.
SKY캐슬은 18일 방영되는 17회를 포함해 종영까지 4회가 남아 있는데 시청률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비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등극 가능성도 있다.
jtbc는 SKY캐슬의 흥행에 반색하고 있다. jtbc는 2017년 품위있는 그녀를 제외하면 10%대 흥행작이 없었다. 하지만 SKY캐슬의 성공으로 시사보도와 예능 뿐 아니라 드라마 쪽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SKY캐슬의 위력은 광고에서도 확인이 된다. 박근혜 정부 때 jtbc에서 최순실 태블릿 보도를 한 뒤 삼성그룹은 jtbc 광고에 인색했다. 손석희 jtbc 사장이 2018년 1월 “지금 삼성은 jtbc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만큼 삼성그룹의 광고는 jtbc에서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SKY캐슬에는 2018년 12월부터 삼성전자의 건조기 광고가 붙고 있다.
SKY캐슬을 제작한 jtbc의 자회사 제이콘텐트리도 콘텐츠 역량을 인정받아 수혜가 예상된다.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SKY캐슬이 첫 방영된 2018년 11월23일 4720원이었는데 2019년 1월16일 5350원까지 13.3% 증가했다.
SKY캐슬은 명문가의 모습을 통해 입시공화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여기에 다음 회가 궁금해지는 스릴러와 완급을 조절하는 유머까지 갖추고 있어 작가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현미 작가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나와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드라마 작가가 된 후에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2003년 KBS TV문학관 향기로운 우물이야기로 데뷔해 그린로즈(SBS), 신의저울(SBS), 즐거운 나의집(MBC), 각시탈(KBS), 골든크로스(KBS) 등의 작품을 썼다.
탄탄한 이야기와 사회 비판적 메시지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한국방송작가상 드라마부문,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각시탈 정도를 제외하면 시청률 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자녀의 입시를 경험한 학부모로서 경험을 투영한 SKY캐슬로 흥행력을 증명하면서 유 작가의 위상도 한 단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비지상파 드라마가 활성화되면서 유명작가들의 몸값은 뛰고 있다. 도깨비와 미스터션샤인을 쓴 김은숙 작가는 회당 1억 원을 웃도는 원고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