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중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장은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의 공습에 대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김인중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장.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고 해외법인 확대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노랑풍선을 더욱 높이 띄우겠다는 것이다.
17일 노랑풍선에 따르면 김 사장은 노랑풍선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상장을 앞두고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자금으로 IT 시스템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며 “항공, 호텔, 현지투어, 교통, 액티비티 등 모든 종류의 여행상품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예약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전문경영인(CEO)이다. 급변하는 여행업계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노랑풍선의 새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글로벌화를 가속해 나갈 적임자로 꼽혔다.
김 사장은 항공사 임원을 지내 여행업을 둘러싼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USC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1989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상무까지 지낸 뒤 2016년 노랑풍선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8년 2월 노랑풍선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여행업계는 급변하고 있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 가운데 개별 자유여행 방식으로 다녀온 사람은 전체의 59.3%를 차지했다. 단체 패키지는 33.7%에 그쳤다.
2017년 상반기보다 개별 여행 비중이 3.6%포인트 늘어나는 동안 단체패키지 비중은 1.4%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국내 여행사들은 여전히 패키지여행 위주의 상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여행 수요를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등 외국 온라인여행사에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여행사(OTA)란 기존의 여행사(Travle Agency)가 여행매니저들이 일정 전체를 구상하고 여행 일정 전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판매하는 '패키지여행'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항공권, 호텔, 현지투어, 관광지 입장권, 교통패스 등 개별 여행상품의 판매를 중개하는 사업에 집중하는 여행사를 말한다.
최근 여행사가 구성한 일정을 따르기보다 여행자가 직접 일정을 구성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온라인여행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해외 온라인여행사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여행사들 역시 단품 여행상품을 자기 회사 홈페이지나 대리점 등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해외 온라인여행사의 플랫폼 경쟁력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익스피디아와 프라이스라인 등 주요 해외 온라인여행사들은 탄탄한 통합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부킹닷컴, 아고다, 호텔스컴바인 등 수많은 온라인 여행상품 예약 브랜드를 운영하며 국내 여행시장 수요를 장악해나가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 OTA와 맞설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노랑풍선의 미래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은 11일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온라인여행사들이 자유여행객들을 흡수하고 있는데 노랑풍선이 그 부분을 등한시해서는 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자유여행객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글로벌 온라인여행사들과 온라인 여행상품 판매시장에서 맞붙기 위해서 IT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 외에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온라인 여행상품 판매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 경쟁력이다. 온라인 여행상품 판매는 대부분 항공권, 호텔, 현지 투어 등을 소비자와 연결시켜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여행사별 상품의 품질 차이가 대동소이하다.
특히 최근 가격 비교사이트의 발달로 소비자가 최저가 상품을 검색하기가 더욱 쉬워지면서 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온라인여행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저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김 사장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법인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법인을 설립하면 현지 여행상품을 직접 확보해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된다. 현지법인을 설립한 지역에서 우리나라로 관광을 오는 인바운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랑풍선은 2018년 9월 후쿠오카 본사를 설립하며 일본 현지법인 개척에 나섰다”며 “앞으로 유럽 등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노랑풍선은 2017년 매출 703억 원을 내며 여행사 매출순위 3위에 올라있다.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3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며 공모가는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았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5500원~1만9천 원이다. 노랑풍선은 상장을 통해 155억 원에서 19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